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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에세이/유복환]온실가스 감축은 ‘발등의 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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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에세이/유복환]온실가스 감축은 ‘발등의 불’

동아일보입력 2011-02-23 03:00수정 2011-02-23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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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복환 기획재정부 성장기반정책관
달콤한 마시멜로를 15분만 먹지 않고 참으면 한 개를 더 주겠다는 제안을 했을 때 당신은 어떠한 선택을 하겠는가? 스탠퍼드대의 월터 미셸 교수가 이 실험을 한 어린이들을 추적해보니 먹지 않고 참아낸 아이들이 성적도 좋고 성취가 뚜렷하다는 결과가 나왔다. 눈앞의 마시멜로를 먹고 싶은 유혹을 이겨야 성공할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사람들은 보통 미래에 얻을 수 있는 더 큰 보상보다는 적더라도 지금 당장 얻을 수 있는 보상을 선호한다. 기후변화는 온실가스 배출로 발생하며 인류에 실제적인 위협이라는 데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그러나 대다수 사람은 기후변화시대를 맞아 지금의 생활방식을 바꾸는 것을 대단히 불편해한다. 기후변화 위협의 실체가 어쩐지 비현실적이며 지금 당장의 일이 아닌 것으로 느껴지기 때문이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대부분의 기업은 지구온난화 문제와 관련해 장차 온실가스를 많이 내면서 생산하는 제품들은 소비자의 선택을 받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이 때문에 지금까지의 생산 공정을 바꾸고 싶어 하지는 않는다.

“환경을 중시하면 비용이 올라가므로 기업은 물론이고 결국 나라 경제가 어렵게 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문제는 국가정책을 결정하는 큰 변수이다. 2007년 영국 의회에서는 지구온난화에 대비하기 위한 중요한 법안을 높고 격론을 벌였다. 반대론자들은 “영국 경제의 재앙을 피하려면 천천히 나아가야 한다”는 경고를 보냈다. 그러나 찬성론자들은 “200년 전 영국 의회가 노예무역의 철폐를 놓고 비슷한 논쟁을 벌였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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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노예무역은 영국 총생산의 25%를 차지했으며 싸고 풍부한 인력의 주된 공급원이었다. 노예무역 폐지 반대론자들은 이를 금지할 경우 영국 경제가 파국에 처하리라고 경고했다. 결국 노예무역은 폐지됐지만 영국 경제는 무너지지 않고 크게 발전했다. 노예 대신에 새로운 ‘에너지원’을 찾던 기업가들은 산업혁명을 일으켜 영국 역사상 가장 거대한 부의 시대를 탄생시킨 것이다.

에너지자원 빈곤 국가인 우리나라의 에너지 집약구조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악이다.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하는 탄소 의존형 경제구조로, 에너지 효율 수준은 일본의 3분의 1에 불과하다. 현재의 에너지 다소비 구조로는 고유가와 환경규제에 취약해 지속가능한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다. 기후변화에 대응한 경제구조 조정에 큰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더구나 선진국의 환경규제 강화와 무역장벽 움직임은 온실가스 감축 노력을 하지 않고 생산되는 제품(free-rider)을 더는 용납하지 않는다. 자동차의 연료소비효율 규제 강화와 에너지 저효율 제품의 판매 금지를 추진하고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지 않는 나라의 상품은 탄소관세 부과를 추진 중이다. 산업혁명처럼, 변화의 시그널을 읽고 대응하지 못한 기업과 국가는 도태된다. 시대 변화에 대응하기를 미루는 것은 달콤한 마시멜로를 택해 지속가능한 기업과 국가의 미래를 포기하는 일이 될 수 있다.

유복환 기획재정부 성장기반정책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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