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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에세이/김지석]환경규제, 불평만 말고 대안 제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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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에세이/김지석]환경규제, 불평만 말고 대안 제시를

동아일보입력 2010-11-17 03:00수정 2010-11-17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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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는 주요 온실가스 배출시설에 감축 목표를 할당하는 규제의 일종이다. 이 제도는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가장 중요한 정책으로 꼽힌다. 현재 유럽에서 약 1만1000개의 산업시설이 참여할 정도로 활성화돼 있다. 이 중 전력발전시설은 배출권을 사오기 위해 매년 수백억 원에서 수천억 원을 써야 할 만큼 큰 부담을 지고 있다. 특히 온실가스 배출이 많은 석탄을 사용하는 화력발전소가 가장 많은 부담을 지고 있다. 가장 적은 비용으로 안정적인 전력 생산이 가능해 각광받았던 석탄화력발전시설이 높은 온실가스 배출량으로 인해 저탄소 경제체제 구축을 위한 1순위 제거 대상이 된 것이다.

그런데 영국에서 가장 큰 석탄화력발전소를 운영하는 ‘드랙스 파워’사가 영국 기후변화에너지부(DECC)의 ‘배출권 거래제’ 대응 관련 우수기업으로 추천을 받았다. 그리고 이 회사의 배출권 거래 담당자가 한국을 방문했다.

영국 기업의 시각을 공유하고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도의 장단점을 알리는 데 목적을 둔 방문이었다. 하지만 이번 방문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입장에서 해마다 수천억 원을 들여 배출권을 구입해 목표를 맞추고 있는 업체를 초청하는 것이 최선인지에 대한 걱정도 있었다.

하지만 방한한 ‘드랙스 파워’ 관계자는 한국 기업 관계자를 만날 때마다 ‘공자님 말씀에 찡그린 사람은 파티에 초대받지 못한다’라는 말을 인용하며 한국 기업들이 녹색성장 정책 수립 과정에서 ‘어렵다’는 이야기만 할 것이 아니라 대안을 제시하고 이를 실현하는 데 필요한 제도와 지원을 정부에 요청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왜 ‘드랙스 파워’가 우수업체로 추천받았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기업이 감축의 어려움만 주장할 경우 정부 관계자들은 정확히 어떤 제도가 기업에 최선인지 모르는 상황에서 정책을 결정하게 되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 있다는 것을 ‘드랙스 파워’ 관계자들은 잘 알고 있었다. 실제로 ‘드랙스 파워’는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첫 사업으로 10년 이상 더 사용해도 문제가 없는 터빈을 고효율 터빈으로 교체해 발전효율을 38%에서 40%로 높였다. 또 바이오매스(목재, 볏짚 등 농업 부산물)를 연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일부 발전기를 개조해 자동차 100만 대의 연간 배출량에 해당하는 온실가스 감축을 달성했다. 추가적인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바이오매스 전용 발전소를 만들 수 있도록 관련 정책을 정비하는 것에 대해 정부와 논의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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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몇 년간 한국 정부의 노력에 힘입어 많은 한국 기업들의 온실가스 감축에 대한 관심과 이해가 높아졌다. 하지만 아직 ‘드랙스 파워’처럼 적극적인 자세로 정부와 대화에 임하고 있는 회사들은 많지 않아 보인다. 좀 더 많은 회사들이 정부 관계자들에게 가능성 있는 대안을 적극적으로 제시하고 정부 관계자들은 이를 실현하기 위해 필요한 제도 마련에 힘쓰는 모습을 볼 수 있길 바란다.

김지석 주한 영국대사관 선임기후변화담당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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