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마음건강]<10·끝>정신분열증

  • 입력 2007년 3월 13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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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 2년생 민수는 몇 개월 전부터 히죽거리며 혼자 중얼거리는 습관이 생겼다. 집 건너편 아파트에서 자신을 감시한다고 불안해하며 커튼으로 창문을 가리기도 했다. 한술 더 떠 자기 방에 감시카메라와 도청기가 설치되어 있을지 모른다며 방 구석구석을 면밀히 조사하기까지 했다.

최근에는 텔레비전이 자신을 감시하고 나쁜 일을 하라고 명령한다며 집안 식구들에게 텔레비전을 못 보게 할 정도가 되었다. 자기를 욕했다고 지나가는 사람에게 달려들기까지 하자 부모는 민수를 데리고 병원을 찾았다.

민수는 정신분열증이었다. 정신장애 가운데 가장 심각한 병이다. 이런 증상을 보이는 환자는 사람들을 당황하고 놀라게 한다.

정신분열증 환자는 성별에 관계없이 전 세계 인구의 약 1%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12세 이하 아동에게 발병하는 경우는 드물며 대학 시절이나 성인 초기에 흔히 발병한다. 민수처럼 중고교 시절에 발병하는 경우 그 증세가 여러 달에 걸쳐 점차 심각하게 발전하는 사례가 많다. 이런 증상은 발병하는 즉시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정신분열증은 치료를 받으면 통제될 수 있지만 완전 치유되기는 힘든, 일생 동안 지속되는 만성 질병이다. 여러 해 동안 약물치료와 가족의 간호가 필요하다.

항정신병 약물은 흥분을 줄이고 논리적인 방식으로 사고하는 능력을 향상시키며 환각을 줄이기 위해 처방된다. 이런 약물은 햇볕에 대한 과민성, 방광 조절의 어려움, 흐려진 시력, 입 마름, 무기력한 느낌, 근육 경련 등과 같은 부작용을 초래할 수도 있다. 최근에 나온 약물은 부작용이 적다.

항정신병 약물이 급성적인 증상을 조정하고 감소시키기는 하지만 심리적인 위축 상태까지 없애도록 도와주지는 못한다. 이것이 약물과 함께 심리치료와 가족 상담이 필수적인 이유다.

홍성도 성균관대 의대 삼성서울병원 소아청소년정신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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