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마음건강]<6>게임중독

  • 입력 2007년 2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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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식이 부모는 컴맹이라는 소리를 들을까 봐 아들의 컴퓨터 사용을 격려하는 편이었다. 그런데 아들은 컴퓨터 게임에 집중하면서 성격이 달라졌다. 친구들을 소홀히 대하기 시작했고 급기야 학원에도 안 가고 학교 성적까지 엉망이 되었다.

영식이는 게임을 하기 시작하면 몇 시간이고 컴퓨터 앞에 앉아 있어 밤을 새운 적도 한두 번이 아니었다. 어떤 날은 방에서 나오지도 않고 식사도 대강 먹어치웠다. 보다 못한 부모가 집에서 막으니 PC방에 가기 위해 거짓말도 하고 돈까지 훔치기 시작했다.

요즘 자녀의 컴퓨터 중독을 하소연하는 부모가 많다. 컴퓨터 중독은 나중에 우울증이나 주의력 결핍 같은 정신질환으로까지 번질 수 있으므로 주의를 요한다.

게임은 하면 할수록 빠지기 마련이므로 부모는 사용 규칙을 만들어 이를 따르게 해야 한다. 숙제를 먼저, 게임은 나중에 하는 습관을 어려서부터 키워야 한다. 게임에 탐닉하면 공부를 소홀히 하고 거짓말을 하기 쉽다. 공부를 먼저 하고 그 보상으로 게임을 하게 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자녀의 연령대에 맞는 게임을 하도록 유도한다. 가능하면 함께 게임을 하여 자녀와 친해지는 것이 좋다. 이 경우 부모는 자녀가 컴퓨터 앞에 있는 시간을 통제할 수 있으며 무슨 게임을 즐겨 하는지 알 수 있다. 반드시 사용 시간은 미리 정하며 엄격하게 이를 지키도록 해야 한다.

혼자 게임하도록 내버려 두어서는 안 된다. 게임은 외톨이를 만들기 때문에 가족이나 친구와 어울려 노는 것이 중요하다. 퇴근하자마자 방문을 닫고 컴퓨터 게임만 하는 아버지가 간혹 있는데 부모가 그러면서 자녀의 게임을 규제하는 것은 어렵다.

자녀가 게임에 중독되어 있다고 혼내거나 무조건 못 하게 하면 안 된다. 유연한 자세로 아이를 존중하면서 시간과 인내를 가지고 지도해야 한다. 조금씩 시간을 줄이며 자녀가 좋아하는 취미 활동을 선택하게 하는 것도 좋다. 일단 빠지면 헤어 나오기 힘들기 때문에 사전에 통제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홍성도 성균관대 의대 삼성서울병원 소아청소년정신과 교수

- [관련연재]홍성도 교수의 어린이 마음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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