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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난후 30초가 골든타임… “안전핀 뽑은 뒤 손잡이 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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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난후 30초가 골든타임… “안전핀 뽑은 뒤 손잡이 꾹!”

배준우 기자 , 사공성근 기자입력 2018-02-07 03:00수정 2018-02-07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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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야 지킨다, 족집게 ‘생존 수칙’]<2> 소화기 사용법 A to Z
“안전핀이 안 뽑혀요. 이거 불량 소화기죠?”

6일 오전 서울 용산소방서에서 소화기를 붙잡고 30초가량 씨름하던 기자는 결국 ‘SOS’(구조신호)를 보냈다. 옆에 서 있던 전민호 소방관(37·용산소방서 교육팀장)이 SOS를 받았다. “왼손으로 손잡이를 누르고 있으니까 안전핀이 안 빠지죠.” 정신을 차리고 보니 기자의 손은 소화기의 검은 손잡이를 꽉 잡고 있었다. 손을 떼니 안전핀이 쑥 빠졌다.

그 순간 다시 걱정이 밀어닥쳤다. 안전핀이 뽑히면 소화액이 바로 분사되는 건 아닐까. 전 소방관이 허탈한 미소를 지었다. “손잡이를 쥐기 전까지는 안 나가요. 소화기 압력계 바늘이 초록색(정상)에 와 있는지 확인해 보세요.” 바늘은 다행히 초록색을 가리키고 있었다. 바늘이 노란색(비정상)에 있으면 압력이 과하거나 부족해 분사되지 않을 수 있다고 했다. 기자가 ‘소화기 문맹’임을 깨닫는 순간이었다.


기자가 쓰려던 소화기는 흔히 볼 수 있는 가정용이다. 소화액 용량은 3.3kg. 소화기 전체는 5.5kg이다. 보통의 성인 남성이면 어렵지 않게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처음 소화기를 들면 기자처럼 허둥댈 가능성이 높다. 그때 세 가지만 잘 기억하면 실수를 줄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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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사용 전 안전핀을 뽑을 때 절대 손잡이를 누르면 안 된다. 안전핀이 손잡이에 눌려서 뽑히지 않기 때문이다. 그 대신 소화기 몸체를 잡고 안전핀 고리에 손가락을 넣어 살짝만 힘을 가하면 ‘툭’ 하고 빠진다.

②노즐은 위가 아닌 바닥을 향하게 해 분사해야 효과적이다. 높은 벽 등을 향해 쏘면 분말이 공중에서 흩어져 효과가 떨어진다. 불이 난 곳을 향해 15도 정도 살짝 아래로 숙인 뒤 빗자루로 쓸 듯 좌우로 뿌린다. 안전거리를 1∼2m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

③가정용 소화기 분사시간은 보통 15초다. 길어야 20초라는 걸 기억해야 한다. 소화액이 무한정 나올 것으로 착각하면 안 된다.

잠시 후 작은 양철통에 종이와 비닐 등 가연성 물질을 넣은 뒤 휘발유를 뿌려 불을 붙였다. 불길은 눈 깜짝할 새 활활 타올랐다. 부채꼴로 소화기를 분사했다. 가로세로 각 40cm, 높이 1m 통에서 타오르는 불길을 완전히 잡는 데 30초 가까이 걸렸다. 서울소방재난본부 오승훈 소방관(32)은 “30초는 연기 발생을 최소화할 수 있는 골든타임이다. 이 시간 안에 소화기를 써서 화재를 초기에 잡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불길이 천장까지 번질 경우 소화기를 이용한 진압을 포기하는 게 낫다. 빨리 탈출구로 대피해야 인명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차량용 소화기(용량 1.5kg)도 따로 있다. 부피가 작고 보관이 편하다. 다만 노즐이 없어 정확한 조준이 어렵다. 분사시간도 길어야 5초다. 그래서 트렁크에 2, 3개씩 넣고 다니면 좋다.

노약자나 어린이들은 투척용 소화기(용량 600g) 사용법을 알아두면 좋다. 생수병 모양의 투명 용기에 소화액이 담겨 있으며 한 손으로 움켜쥘 수 있을 만큼 작고 가볍다. 보통 한 세트에 소화기 4개가 들어있다. 사용법은 간단하다. 불길을 향해 여러 개 연이어 던지면 된다. 충격을 받거나 열에 녹아 터지면서 나온 소화액으로 불을 끄는 방식이다. 다만 큰불이 났을 때는 용량이 부족할 수 있다. 초기에 불길이 약한 경우 소화기가 터지지 않을 수 있다. 이 경우 불이 난 지점 바닥이나 가까운 벽에 더 강한 힘으로 던져야 한다. 정확한 조준과 힘 조절이 핵심이다.

소화기는 어렵지 않게 살 수 있다. 대형마트 일부에도 있다. 소방설비업체에서도 판다. 온라인에서 살 수 있다. 1개당 가정용은 2만∼3만 원, 차량용은 1만5000원 안팎이다. 투척용은 7000∼1만 원 선이다. 요즘 크고 작은 화재가 이어지면서 일부 제품은 품귀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한 소방설비업체 관계자는 “소화기 수요가 눈에 띄게 늘었다. 당분간 찾는 사람이 계속 있을 것 같아 공급량을 최대한 늘리고 있다”고 전했다.

배준우 jjoonn@donga.com·사공성근 기자


#화재#골든타임#안전핀#소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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