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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가인 기자의 작품 속 그곳]영원을 약속하며 손잡고 건너는 연인들의 성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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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가인 기자의 작품 속 그곳]영원을 약속하며 손잡고 건너는 연인들의 성지

손가인기자 입력 2017-06-13 03:00수정 2017-06-13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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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향전의 광한루 오작교
‘춘향전’에서 이몽룡과 성춘향이 첫눈에 반한 전북 남원의 광한루. 한국관광공사 제공

손가인 기자
“…남원 경처 들어 보시오. 동문 밖 나가시면 장림 숲 선원사 좋사옵고, 서문 밖 나가시면 관왕묘(關王廟)의 엄한 위풍 예나 지금이나 같사옵고, 남문 밖 나가시면 광한루, 오작교, 영주각 좋사옵고, 북문 밖 나가시면 연꽃 같은 봉우리가 푸른 하늘에 깎은 듯이 솟아 있고 기이한 바위 둥실한 교룡산성 좋사오니 내키는 대로 가사이다.”

도련님 이르는 말씀, “야 말로 들어봐도 광한루, 오작교가 좋도다. 구경 가자”.

이팔청춘 이몽룡에게 볕 좋은 오월 단옷날 방 안에 앉아 책을 들여다보는 것은 마치 고문 같았을 것이다. 그는 시제(詩題)를 생각하겠다는 핑계로 찾은 광한루(廣寒樓)에서 선녀 같은 자태로 그네를 타는 성춘향을 보고 첫눈에 반한다.

호남에서 제일로 아름답다고 해 ‘호남제일루(湖南第一樓)’로 불리는 광한루의 첫 이름은 광통루(廣通樓)였다. 그러나 전설 속 달나라 궁전인 ‘광한청허부’를 닮았다고 해 나중에 이름을 고쳤다. 즉, 하늘의 궁전을 지상으로 옮겨 온 곳이 바로 광한루다. 누각 앞에는 은하수를 상징하는 넓은 연못과 그 위를 길게 가로지르는 오작교가 있다. 모두 사람의 손으로 만든 축조물임에도 자연을 거스르지 않는 미(美)가 돋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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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소설 ‘춘향전’은 한국인에게 가장 사랑받는 이야기 중 하나다. 이름 모를 소설의 작자는 풋풋한 청춘남녀를 단숨에 사랑에 빠지도록 할 아름다운 곳으로 ‘남문 밖 광한루’를 선택했다. 수백 년의 시간을 뛰어넘은 지금도 광한루 오작교 위에는 영원한 사랑을 약속하는 연인들이 손을 잡고 다리를 건너고 있다.

―‘춘향전’(2004년), 송성욱 글·백범영 그림·민음사

손가인 기자 gain@donga.com
#춘향전#광한루#오작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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