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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작의 한국 블로그]韓과 獨, 결혼 부담 차이 크지만 이혼율은 비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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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작의 한국 블로그]韓과 獨, 결혼 부담 차이 크지만 이혼율은 비슷

그레고어 콘작 독일 출신 서울대 국제대학원 재학입력 2016-10-18 03:00수정 2016-12-13 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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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레이션 권기령 기자 beanoil@donga.com
그레고어 콘작 독일 출신 서울대 국제대학원 재학
 예전에 엄마에게 전에 사귀던 여자친구와 결혼하고 싶다고 말하자 방 안의 온도가 급격히 내려간 일이 있었다. 엄마는 돌처럼 굳어진 눈으로 결혼하기엔 너무 이른 나이가 아니냐고 되물었다. 그때 나는 28세였다. 한국에서는 결혼 적령기라고 할 만큼 그렇게 어린 나이가 아닌데도 독일 가족은 내 결혼 소식을 반기지 않았다.

 한국과 독일의 일반적인 결혼 적령기를 비교해 보면 거의 비슷하다. 요즘 한국 뉴스를 보면 직장에 다니는 여성이 늘어나면서 자신과 비슷한 수준의 배우자를 만나기를 원하고, 남성 역시 결혼에 드는 비용과 경제적 능력을 갖추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길어져 남녀 결혼 적령기가 평균 30세 정도라고 한다.

 독일 역시 남녀 결혼 적령기가 평균 30세로 비슷하지만 그 이유는 한국과 많이 다른 것 같다. 독일에서 남녀 결혼 시기가 늦은 이유는 사회가 결혼을 강요하거나 부담을 주지 않기 때문이다. 오히려 독일 사회는 사람들에게 결혼을 선택하기 전에 상대와 먼저 동거를 경험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독일에서 살고 있는 친구들을 보면 아직 결혼한 친구가 하나도 없다. 그리고 이들은 결혼을 늦게 하는 것에 대해 고민도 하지 않는다. 가장 큰 이유는 동거가 자유로운 사회적 분위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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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일에서는 집값이 한국보다 훨씬 싸기 때문에 대부분의 커플은 원하면 언제든지 쉽게 같이 살 수 있다. 반대로 한국 커플들은 부모님의 재정적인 보조 없이는 집을 구하기가 쉽지 않아 결혼에 부담이 큰 것 같다. 또 결혼하지 않은 남녀가 동거를 한다고 하면 주변에서 좋지 않게 보는 시선이 많아 부모님들이 강력히 반대한다고 한다.

 독일과 또 다른 차이를 보이는 한국의 결혼 문화는 바로 ‘축의금’이다. 한국에서는 신랑 신부를 축하하고 그들의 새 살림에 도움을 주고자 돈을 넣은 하얀 봉투를 건넨다. 반면 독일에서는 가장 가까운 친인척과 친구들만 하객으로 초대한다. 결혼식에 초대받으면 신랑 신부가 원하는 선물 리스트를 확인하고 그중에서 자신의 능력에 맞는 물건을 선물한다. 한국에서 신랑 신부는 자신도 모르는 부모님의 친구 또는 동료까지 결혼식에 초대하는 경우가 많다. 부모님이 그동안 이웃과 친지들에게 건넨 축의금을 돌려받기 위해서다.

 한국과 독일은 결혼식 행사도 많이 다르다. 작년에 한국에서 처음으로 전 직장 동료의 결혼식에 초대받아 간 적이 있었는데 정말 큰 충격이었다. 이렇게 행복하고 특별한 날의 행사가 1시간 30분 만에 끝나버려서 너무나 아쉽고 신랑 신부가 참 안타깝다고 느껴졌다. 게다가 결혼식이 끝나자마자 식사를 빠르게 마친 하객들이 모두 집으로 돌아가는 것을 보고 어떻게 결혼식을 이렇게 빨리 끝낼 수 있는지 다시 한 번 놀랐다. 결혼식장에서 식사를 할 때도 아는 사람들이 하나도 없고 모르는 사람과 같은 테이블에 앉아 아무 말 없이 식사를 해야만 했다.

 독일의 결혼식은 하객들이 모두 신랑 신부와 아주 친한 가족이나 친구들이다 보니 결혼식이 끝나도 밤늦게까지 식사를 하고 술을 마시며 함께 축제 분위기를 즐긴다. 모두 춤추고 노래 부르며 멋진 추억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한국 결혼식 문화가 나쁘다는 건 아니다. 장점도 많다. 한국 커플들은 항상 결혼하기 전에 영화배우처럼 멋진 사진을 찍어 앨범으로 만든다. 독일에서는 신랑 신부가 서로 결혼식 때 입을 옷을 미리 보면 불행이 온다는 미신이 있어서 사전에 사진 촬영을 하지 않는다.

 또 한국에서는 결혼 준비 과정이 체계적으로 돼 있다. 독일은 결혼을 준비하는 데 보통 1년 정도 걸린다. 1년 전에 미리 가족과 친구들에게 결혼 소식을 알려야 하고 결혼식 장소, 꽃다발, 음식 등을 꼼꼼히 직접 계획해야 한다. 그에 비해 한국은 웨딩홀도 많고 웨딩플래너와 직접 상담해 복잡한 결혼 계획을 한 번에 해결할 수 있어 편하고 효율적이다.

 이번에 결혼 문화를 비교하며 알게 된 흥미로운 사실은 한국과 독일의 이혼율이 거의 같다는 것이다.

그레고어 콘작 독일 출신 서울대 국제대학원 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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