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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표의 근대를 걷는다]<79>남대문로 2층 한옥상가, 그 100년의 흔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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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표의 근대를 걷는다]<79>남대문로 2층 한옥상가, 그 100년의 흔적

이광표 논설위원·문화유산학 박사입력 2018-01-18 03:00수정 2018-01-18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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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남대문로에 있는 2층 한옥상가(1910년대 건축). 최근 보수 복원해 한옥카페로 활용하고 있다.
늘 분주한 곳, 서울 남대문시장 앞. 숭례문에서 한국은행 쪽으로 가다 보면 최근 들어선 고층 호텔이 나오고 그 앞에 작고 독특한 2층짜리 건물이 하나 있다. 붉은 벽돌로 지었는데 지붕에 기와를 올렸다. 주변 분위기로 치면 다소 뜬금없어 보이기도 한다. 그런데 거기 이런 설명이 붙어 있다. ‘서울 남대문로에 유일하게 남아 있는 1910년대 2층 벽돌 한옥상가 건물.’

1910년대 전후 숭례문 주변(현재 남대문시장 일대)엔 근대 상권이 형성되었다. 사람들이 몰렸고 점포 건물들이 새로 들어섰다. 당시 점포 건물은 2층짜리 벽돌 한옥이 인기였다. 그 이전까지 한옥은 대개 단층이었지만 서양 건축이 들어오면서 변화를 겪기 시작했다. 대량생산이 가능한 벽돌을 사용했고 상업 수요를 맞추기 위해 2층으로 높여 넓은 공간을 확보했다. 지붕에 기와를 올렸지만 지붕틀은 전통에서 벗어나 서양식 목조 트러스를 도입했다. 이른바 한양(韓洋) 절충식 한옥상가였다. 2층을 주거 공간으로 쓰는 경우도 있었다.

2층짜리 한옥상가 건물은 광복 이후 대부분 철거되고 2000년대 초 겨우 3채만 남았다. 이 3채는 남대문시장 맞은편 도로변에 서로 연달아 붙어 있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이들은 주변의 낡은 건물들에 섞여 있다 보니 그리 주목받지 못했다. 그러다가 호텔을 짓는 과정에서 두 채가 사라졌다. 나머지 한 채마저 언제 철거될지 모르는 상황으로 바뀐 것이다.

급기야 이마저 사라지게 해서는 안 된다는 여론이 일었다. 논의 끝에 2016년 이 한옥상가를 등록문화재로 지정하면서 보존의 토대를 마련했다. 이어 소유주인 흥국생명의 결단을 이끌어냈고, 2017년 변형된 부분들을 찾아내 최대한 원래 모습에 가깝게 보수, 복원했다. 이 한옥상가의 소유주는 줄곧 한국인이었다. 일제강점기 서울의 상권을 차지하려는 일본인 상인들 틈바구니에서 소유권을 끝까지 지켜낸 건물이기에 그 의미는 더욱 각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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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건물은 현재 한옥카페로 활용 중이다. 내부의 빛바랜 벽돌, 출입구와 창호에 남아 있는 부서진 돌들, 천장의 목조 트러스, 운치 있는 오르내리창…. 건물 안팎 곳곳엔 100년의 흔적이 여전하다. 내부엔 옛날 사진과 도면도 전시해 놓았다. 한옥상가 카페에 들어와 앉으면 오래된 창문 너머로 남대문시장의 모습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그 분주한 풍경이 언제나 매력적이다.

이광표 논설위원·문화유산학 박사


#남대문 2층 한옥상가#한옥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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