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훈의 클래식 패션 산책]<3>베컴처럼 돋보이는 미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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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5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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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모직 제공
제일모직 제공
1년 중 가장 부드러운 바람이 부는 5월은 결혼의 계절이다. 특히 베일이 늘어진 웨딩드레스를 입은 신부는 여자의 인생에서 제일 소중한 순간을 지칭하는 ‘화양연화(花樣年華)’가 무엇인지 보여준다. 하지만 신부의 아름다움에 비해 대한민국 신랑들의 결혼식 복장은 어딘가 어색하고 남의 옷을 빌려 입은 듯하다. 우리들이 올바른 예복에 대해 교육받은 적이 별로 없는 데다 결혼식의 모범적인 사례도 제대로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영국 윌리엄 왕세손과 캐서린(케이트 미들턴)의 결혼식은 남성복의 본류인 영국의 신랑과 하객의 복장을 볼 수 있는 자리였다.

신부 캐서린의 알렉산더 매킨 웨딩드레스도 아름다웠지만 가장 눈에 띈 의상은 신랑 윌리엄의 붉은 제복이었다. 그가 육군 유니폼을 입은 것은 현재 아프가니스탄에서 활동 하는 영국군을 기리기 위함이라고 한다. 의상에도 의미와 가치를 부여하는 영국식 전통은 오늘날에도 살아 있었다. 남자가 입을 수 있는 옷 중에서 가장 엄격한 ‘제복’을 선택한 신랑은 결혼식이 사랑의 맹약을 공증받는 자리임을 옷으로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이렇듯 남자는 전통적으로 가장 엄숙해야 할 순간에 제복을 입었기에 그것이 진화한 수트가 현대적인 정장이 된 것이다.

결혼식 하객 의상의 정석을 보여준 이는 데이비드 베컴이었다. 그는 베스트(조끼)까지 갖춘 연미복에 그레이 무지 타이를 매어 결혼식에 대한 최고의 예의를 표현했다. 팝스타 엘턴 존 역시 연미복에 화려한 옐로 베스트와 핑크 타이로 활기찬 축하 메시지를 건넸다. 이처럼 정중하거나 화려한 의상이 동시에 통용되는 건 이 자리가 결혼식이기 때문이다. 한국 남성들의 경우 결혼식에는 연미복이나 턱시도 같은 예복을 입고 비즈니스 슈트에는 화려한 타이를 한다. 저녁에 하는 결혼식에는 예복을 입어도 좋지만 낮이라면 이브닝웨어 대신 슈트를 정갈하게 입는 것을 추천한다. 베스트를 포함한 스리피스라면 더욱 멋진 선택이다. 하객도 슈트나 타이를 맨 재킷처럼 범절을 갖춘 차림이 필요하다.

이번 결혼식에서 보듯 영국이 남성복의 발상지이지만 지금 세계 남성복의 흐름을 좌지우지하는 것은 분명 이탈리아다. 옷을 입는 테크닉, 디테일을 변형하는 상상력, 컬러 감각 등 이탈리아 남자들의 스타일링은 영국 신사들이 따라가지 못할 만큼 독보적이니까. 그러나 한 가지, 결혼식에서는 영국인들의 스타일에 이탈리아든 프랑스든 범접하지 못하는 어떤 영역이 있다. 옷차림에 도가 튼 이탈리아 남자들도 결혼식 타이나 베스트에는 서툰 것을 보면 어떤 면에서 세상은 공평하기도 하구나 싶은 마음이랄까.

제일모직 란스미어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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