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북카페]하방 7년 청년 시진핑 회고… 선전물 보는듯 우상화 초점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0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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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의 지식청년 세월’

지금 중국은 온통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집권 2기를 여는 19차 전국대표대회(당 대회) 모드다. 18일 개최되는 당 대회를 앞두고 관영 매체는 연일 2012년 이후 시 주석 집권 5년의 성과를 선전하기에 바쁘다.

현재 중국판 아마존 당당왕(當當網)의 새로 나온 책 분야에서 6위를 달리고 있는 ‘시진핑의 지식청년 세월’(공산당중앙당교출판사)도 시진핑 선전에 한몫하고 있다. 시 주석은 15세 때 황토고원인 산시성 옌안(延安)시 옌촨(延川)현의 산골 마을인 량자허(梁家河)촌으로 하방(下放)돼 7년의 시간을 보냈다. 하방은 문화대혁명 시기 마오쩌둥(毛澤東)이 “농촌에서 배우라”며 지식인을 농촌으로 보낼 때 썼던 말이다. 지식청년은 이때 농촌으로 갔던 젊은이들을 뜻한다.

이 책은 시 주석과 함께 량자허에 하방됐던 지식청년들과 주민들이 당시 시 주석을 회고하는 인터뷰 모음이다. 서문은 “굴절 많은 소년 시대와 분투하는 청년 시대를 보낸 시 총서기(시 주석의 당 직책)에게 량자허 7년은 의심할 바 없이 인생 경험 중 매우 중요한 시작점이었다”고 소개한다.

시 주석과 함께 지식청년으로 활동했던 한 형제는 “시진핑은 자신을 황토 대지의 일부분이라고 생각했다. 자신이 곤경에 처해도 자신의 옷을 벗어 구걸하는 노인에게 입혀주고 음식을 양보했다. 그의 인격과 포부는 사람을 탄복하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지식청년 출신의 다른 인사는 “시진핑이 량자허 서기를 맡은 1년의 짧은 시간 안에 가난한 촌마을이 큰 변화를 겪었다. 구걸하던 빈곤 마을이 1년 만에 번화하고 생기 있게 변했다”고 말한다. 젊은 시절 시 주석의 허물도 보았을 법하지만 이들의 기억은 온통 시 주석을 우상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한 량자허 사람은 “시진핑은 이가 다리를 물어 붉게 부어올랐고 너무 가려워 자주 긁었다. 나중엔 고름과 피가 흘러나왔다”고 전한다. 그는 이어 “시간이 지나면서 그는 이를 두려워하지 않았고, 이의 독성에 대해 저항력이 생겼다”며 시 주석의 ‘이 극복기’를 말했다.

다른 주민은 “여름에 태양이 뜨겁게 내리쬐고 날씨가 건조하고 더울 때 시진핑은 피부가 벌겋게 돼 벗겨졌다. 어느 날 아내가 그를 보고 앉아서 쉬라고 하자 그는 ‘괜찮아요, 일을 마친 뒤 다시 얘기해요’라고 말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공산당 선전물을 읽는 기분이 들기도 하지만 현재 세계 질서를 주도하는 리더의 인간적 면모를 들여다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시 주석의 젊은 시절 사진 76장은 대부분 처음 공개되는 것이라고 한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시진핑의 지식청년 세월#시진핑 우상화#리더의 인간적 면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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