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윤기의 패션 리포트]패션미녀 블랙본색

  • 입력 2006년 11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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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코트는 DKNY, 원피스와 벨트는 에트로 제품. 루즈앤라운지 가방과 지미추 슈즈. 귀고리는 미네타니, 모자는 헬렌카멜스키 제품. 오른쪽은 다이안본퍼스텐버그 원피스에 숄은 사바띠에. 신발은 지미추, 귀고리는 러브로스트 제품. 클러치는 까르띠에. 헤어 및 메이크업: 김청경 장소 협찬: 멀티숍 러브로스트 원대연 기자
왼쪽 코트는 DKNY, 원피스와 벨트는 에트로 제품. 루즈앤라운지 가방과 지미추 슈즈. 귀고리는 미네타니, 모자는 헬렌카멜스키 제품. 오른쪽은 다이안본퍼스텐버그 원피스에 숄은 사바띠에. 신발은 지미추, 귀고리는 러브로스트 제품. 클러치는 까르띠에. 헤어 및 메이크업: 김청경 장소 협찬: 멀티숍 러브로스트 원대연 기자
이 가을, 당신에게 맞는 ‘블랙(black)’은 어떤 블랙일까.

다채로운 유채색도 아닌 블랙 컬러를 세분해 따지는 건 어쩌면 당황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블랙은 패션에서 결코 단순하지 않다. 어떤 스타일에나 어울리지만 패션 고수도 쉽게 매치하기 힘든 ‘꿈의 컬러’다.

반듯한 절제미를 지녔으되 로맨틱하거나 관능적이다. 마초 이미지이지만 고전적 여성미도 자아낸다. 어떻게 매치하는가에 따라 다양한 스타일이 연출된다.

무엇보다 블랙의 매력은 어떤 스타일에도 고급스럽다는 점이다. 선선한 계절이면 더욱 돋보이는 블랙의 마력. 이번 시즌 새로운 변화를 원한다면 당신만의 블랙을 찾아보자.

돌아온 제왕, 블랙컬러

이번 FW 컬렉션에서도 블랙은 화두의 중심이었다. 평소 검은 수트만 고집하는 이들은 이해하기 어렵겠지만 ‘돌아온 블랙’에 대한 관심은 엄청났다.

블랙이 지루하다면 생각을 바꿔보자. 블랙 수트에는 화이트 셔츠나 밋밋한 니트여야 한다는 박제된 생각을 떨쳐내면 상황은 금방 달라진다.

올 시즌 최고의 궁합은 블랙과 골드의 만남. 디자이너들은 부드러운 골드 컬러로 ‘답답한’ 블랙에 숨통을 틔웠다. 블랙의 통일감에 화려한 보석 같은 골드의 매치는 세련됨의 수준을 한껏 올려준다. 블랙 재킷엔 블랙 스커트라는 공식을 벗어나 골드 톤의 원피스를 안에 입으면 우아함이 풍겨난다. 이목을 끄는 변화가 어색하다면 물결 모양의 러플이 더해진 스커트도 좋다. 그것조차 부담스러운 이는 골드 계열의 백이나 슈즈, 벨트 등 액세서리로 포인트를 주자.

이번 시즌 ‘핫 컬러’ 중 하나인 레드 역시 추천 종목. 활력 넘치는 분위기 연출에 적격이다. 블랙에 빨강도 좋지만 반대로 레드 컬러를 메인으로 삼아 블랙으로 마무리하는 것도 멋스럽다. 레깅스나 타이츠를 블랙으로 매치하면 강렬한 레드를 자연스레 받쳐준다.

블랙 원피스의 재발견

깔끔하지만 단조로울 수 있는 블랙 원피스. 누구나 한 벌쯤 갖고 있는 아이템이지만 매치하기에 따라 카멜레온처럼 변한다.

연말 파티에도 블랙 원피스는 최고의 선택. 벨벳이나 가죽 소재의 장갑과 숄에다 화려한 장식의 스트랩 힐(strap hill)과 보석 액세서리를 더하면 우아한 파티 드레스가 된다. 블랙 드레스를 평소에 활용하려면 히피 스타일에 도전해 보자. 원피스 안에 티셔츠와 데님 팬츠를 입으면 모던한 느낌을 얻을 수 있다. 이때 백을 크로스하고 머플러를 늘어뜨리면 더욱 자연스럽다.

울이나 코튼 소재의 원피스는 회색이나 네이비, 올리브 그린 등 약간 톤을 낮춘 색상의 블라우스를 안에 입으면 좋다. 블랙 레깅스에 굽이 높은 스틸레토 펌프스를 매치하면 몸매가 날씬해 보인다.

시폰이나 실크 소재의 블랙 원피스는 니트 스웨터나 카디건과의 매치가 멋진 선택이다. 올 시즌 유행아이템인 빅 사이즈의 니트를 활용해 보자. 부피가 커 보이는 벌키(bulky) 스타일의 니트에는 허리 라인을 강조하는 벨트로 포인트를 준다. 여기에 니트 비니나 베레모를 쓰면 캐주얼하면서 독특하다. 펌프스도 나쁘지 않지만 무릎 길이의 롱부츠를 신으면 세련돼 보인다.

숨겨진 보석, 블랙 재킷

남성적인 블랙 재킷은 이중적이다. 지난 시즌부터 유행한 블랙 재킷은 이번 시즌 남성복의 기본을 살리면서도 유연하고 느슨한 실루엣으로 부드러운 이미지를 표현한 것이 많다.

기본형 블라우스에 트위드(tweed) 팬츠를 입으면 고급스럽다. 블라우스 위에 캐시미어 니트를 입고 블랙 재킷과 빅 사이즈의 코트를 더하면 근사한 레이어드 룩이 완성된다. 컬러는 재킷 컬러를 바탕으로 안에는 재킷보다 밝은 톤의 베이지나 그레이가 어울린다. 코트는 재킷과 통일감을 주는 블랙이나 네이비가 자연스럽다. 바지는 넓은 통보단 라인을 강조한 시가레트나 스키니 팬츠가 볼륨 있는 상의와 묘한 대비를 이룬다. 플랫폼 슈즈나 앵클부츠가 최고의 마무리.

정윤기 스타일리스트 intrend07@yahoo.co.kr

▼ 검정 드레스엔 빨강 구두가 포인트▼

블랙이 유행이다. 그렇다고 머리부터 발끝까지 블랙으로 치장하자니 뭔가 심심하다. 이럴 땐 레드로 포인트를 주는 게 어떨까.

롯데백화점 여성캐주얼 담당 손을경 바이어는 “블랙 겉옷 속에 받쳐 입는 레드 니트나 블라우스가 인기”라며 “레드는 검정과 잘 어울리는 데다 특별히 치장을 하지 않아도 눈에 띄는 포인트 색상 구실을 한다”고 설명했다.

붉은색 넥타이는 남성들의 블랙 정장을 돋보이게 하는 역할을 톡톡히 한다.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젊은 남성들은 밝은 레드의 폭이 좁은 넥타이를, 중장년층은 어두운 레드 색상을 주로 찾는다고 한다.

닥스, MCM, 아쿠아스큐텀 등 넥타이 매장에서는 레드 계열이 전체 판매량의 50∼60%를 차지할 정도로 인기다.

좀 더 과감한 스타일을 좋아하는 젊은 남성들은 블랙 재킷 안에 레드 셔츠나 폴라 티를 입으면 멋스럽다.

여성들은 구두, 머리띠, 립스틱 등에서 레드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주로 직장 여성을 위한 정장 구두를 판매하는 키사, 미소페, 세라, 메쎄 등의 살롱화 브랜드에선 레드 계열 구두가 매장마다 2∼3개씩 진열돼 있다. 구두 디자이너 브랜드인 더 슈는 강렬한 레드 부츠를 내놓았다.

선명한 레드 립스틱도 인기다.

크리스찬 디올은 검은 머리의 영화배우 모니카 벨루치가 선명한 레드 립스틱을 바른 사진을 매장 전면에 내세웠다. 블랙과 레드, 하얀 얼굴이 대비를 이뤄 눈길을 끈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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