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윤기의 패션 리포트]30∼40대 ‘김희애 스타일’ 따라잡기

  • 입력 2006년 3월 24일 03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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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중반을 넘긴 주부들은 어떤 옷을 입을지 막막하다. 유행 스타일에도 욕심이 나지만 나이가 들면서 구입해서는 안될 쇼핑 아이템의 수도 점점 늘어만 가는 듯하다. 단점이 늘어 가는 몸매도 고민거리. 그러나 생각을 바꿔 보자. 30대 혹은 40대이기 때문에 내보일 수 있는 장점도 많다. 나이가 들면서 젊은 여성들에게서 찾기 어려운 특별한 매력이 생기기 때문이다. 이를 어떻게 활용하는가는 마음가짐에 달려 있다.

30대 중반 이후 여성들은 요즘 이효리를 따라하기 보다 비슷한 연령대 스타들의 패션 센스를 살펴야 한다.》

○ 김희애 식 ‘믹스 앤드 매치’

김희애(39)는 젊은 시절 옷을 잘 입기보다 연기를 잘하는 배우였다. 결혼 이후 그는 오랜만에 컴백하면서 스타일의 변신을 추구했다. 예전에 단아하고 평범한 스타일이었다면 지금은 30대 후반을 대표하는 ‘스타일리시’ 배우로 거론된다. 그의 스타일에는 20대 젊은 여배우들에게선 찾아볼 수 없는 멋이 묻어난다.

트위드 재킷이 있다고 하자. 또래 여성들은 보통 트위드 재킷 안에 블라우스와 스커트를 입고 굽이 낮은 펌프스를 신고 핸드백을 든다. 그러나 김희애는 그 안에 재킷과 길이와 컬러가 다른 헐렁한 저지 소재의 티셔츠와 청바지를 입고, 부담스러운 보석 대신 컬러 포인트가 되는 하이힐과 오버사이즈의 토트백을 들 것이다.

김희애가 트렌치코트를 입는다면 캐시미어 니트와 정장 팬츠 대신 로맨틱 시폰 소재의 상의와 트렌드를 반영하는 튤립 모양의 볼륨 스커트에 트렌치를 덧입고 코트 위에 벨트를 더해 허리를 강조하는 센스를 잊지 않을 것이다.

물론 니트와 팬츠를 입는다고 촌스럽다는 뜻은 아니다. 그럴 경우 심심하지 않도록 벨트를 매거나 블랙 대신 원색의 펌프스를 매치하는 감각이 필요하다는 것.

스카프와 머플러를 활용하고 젊은 층의 전유물이라는 진 팬츠를 기본 아이템으로 삼거나 다양한 길이의 상의를 겹쳐 입으며 롱 재킷이나 니트 조끼, 7∼8푼 길이의 크롭트 팬츠와 같은 유행 아이템도 시도해 보자. 멋스러운 패션은 작은 변화에서 온다.

전인화(41)도 여성의 우아한 아름다움을 보여 준다. 그를 생각하면 니트 톱이나 트위드 펜슬 스커트에 하이힐을 신고 머리도 가지런히 묶어 틀어 올린 채 미소를 짓는 모습이 떠오른다. 그의 스타일은 기본 아이템에 충실한 클래식 무드에 가깝다. 블랙으로 통일하거나 블랙 앤드 화이트의 깔끔한 컬러 매치가 특징이다. 어설픈 흉내 내기보다 기본에 충실한 스타일로 여성스러운 이미지를 연출하는 방법이다.

황신혜(43)의 스타일 코드는 김희애 전인화와 매우 다르다. 트렌드에 민감한 스타일을 추구한다. 일단 젊은 여성보다 더 탄탄한 몸매가 뒷받침해 준다고 해도 그만의 비결도 무시할 수 없다. 나이보다 젊게 입는 편이지만 굳이 어려 보이려고 노력하지는 않는다.

그는 유행을 빠르게 간파하지만 자기 코드에 맞지 않으면 절대 수용하지 않는다. 스키니 팬츠와 미니스커트를 즐겨 입지만 요즘 유행하는 로맨틱 엠파이어 라인의 블라우스를 입은 모습은 본 적 없다. 편안한 티셔츠와 니트, 후드 티셔츠를 좋아하지만 그 나이의 외출복으로도 손색이 없을 만큼 컬러 매치와 레이어드 룩에 신경을 쓰며 심심하지 않게 큰 액세서리를 과감하게 매치한다.

○ 메이크업과 헤어

30대 후반이 되면 다들 약속이나 한 듯 머리를 짧게 자른다. 머리의 숱이 줄고 힘이 없어지기 때문이지만 천편일률적인 헤어스타일은 ‘아줌마’로 가는 지름길이다.

물론 여대생 같은 생머리는 어울리지 않는 나이. 자연스러운 웨이브가 현명한 선택이다. 어깨에 닿을 듯 말 듯한 길이에 세팅한 것처럼 굵은 웨이브를 준 김남주나 김지호의 스타일은 나이 들어 보이지 않으면서도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준다. 층이 많이 진 섀기 컷은 금물이고 끝 부분을 가볍게 쳐 내는 정도가 알맞다. 디지털 펌이나 드라이 펌, 세팅 펌을 추천한다.

더 중요한 것은 피부.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면 좋다. 그러나 김청경 헤어페이스의 김청경 원장은 “홈 케어의 힘을 무시하지 말라”고 말한다. 나이가 들면서 피부가 건조해지므로 집에서 스팀 타월과 수분 크림을 이용한 마사지와 팩을 1주일에 한 번 이상 해야 한다. 수건을 적셔 전자레인지에 30∼40초만 돌리면 스팀 타월을 만들 수 있다.

이 시기는 화장을 더 얇게 해야 한다. 파운데이션은 유분감이 있는 것으로 얇게 바르고 눈 밑이나 입가 등 주름이 생기는 부위는 조금만 바른다. 펄이 살짝 든 파운데이션을 바르면 건강해 보인다.

전지현처럼 투명 메이크업을 추구할 나이는 아니라는 점을 명심할 것. 눈은 아이라인과 마스카라로, 입술은 투명한 것보다 색감이 있는 립스틱이나 글로스로 선명하게 표현한다. 눈썹을 지나치게 수정해 얇게 그리는 것도 나이를 들어 보이게 한다.


정윤기 스타일리스트 intrend07@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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