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이야기]<1363>今也에 南蠻격舌之人이 非先王之道어늘 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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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3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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倍子之師而學之하니 亦異於曾子矣로다

맹자는 陳相(진상)이 스승 陳良(진량)을 배반한 것을 두고, 증자가 공자의 도덕을 숭상한 것과 다르다고 비판하였다. 공자가 별세하자 제자들은 삼 년의 喪期(상기)를 마친 후 돌아가고 子貢(자공)은 다시 돌아와 묘 마당에 집을 짓고 삼 년을 더 지낸 뒤 돌아갔다. 그 후 여러 제자는 有若(유약)이 성인(공자)과 유사하다 하여 공자를 섬기던 예로 그를 섬기고자 해서 曾子(증자)에게 강요하자, 증자는 안 된다고 했다.

南蠻격舌之人은 남쪽 이민족의 왜가리 소리 내는 사람이란 뜻이다. 여기서는 農家者類(농가자류)의 사상가 許行(허행)을 가리킨다. 격舌은 博勞(박로)라고도 한다. 남쪽 이민족의 소리가 왜가리 소리같이 시끄럽기만 하고 알아들을 수 없다고 하여 鳥音(조음)에 빗댄 것이다. 非先王之道는 선왕 때부터 전해 내려온 仁義(인의)의 도가 아니란 말이다. 혹은 先王之道를 비난한다고 풀이해도 좋다. 子는 陳相을 가리킨다. 倍는 ‘배반할’ 背(배)와 같다. 子之師는 陳良을 말한다. 學之의 之는 南蠻격舌之人인 許行을 가리킨다. 異於曾子는 진상이 스승을 섬기는 태도가 증자가 공자를 섬기는 태도와 다르다는 말이다.

‘논어’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 ‘里仁(이인)’편의 ‘曾子曰, 夫子之道는 忠恕而已矣(충서이이의)니라’이다. 曾子는 이름이 參(삼)이다. 어느 날 공자는 제자들과 함께 있는 자리에서 증자를 향해 ‘吾道(오도)는 一以貫之(일이관지)니라’라고 하였다. 나의 도는 하나로 전체를 꿴다는 뜻이다. 증자는 ‘네’라고 공손하게 대답했다. 공자가 나간 뒤 다른 제자들이 증자에게 ‘조금 전 이야기는 무엇을 말한 것인가’라고 물었다. 증자는 ‘부자(선생님)의 도는 충서일 따름이다’라고 대답했다. 증자는 공자가 말하는 仁의 본질이 忠恕임을 적시한 제자이다. 그렇기에 공자가 죽은 뒤 다른 제자들이 有若을 선생님처럼 모시려고 했을 때, 유약이 결코 선생님의 潔白(결백)하신 도를 방불하게나마 닮을 수가 없다고 하여 거부한 것이다.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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