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뷰티]디스크엔 무조건 메스?…‘수술 필요’ 10~20% 불과!

  • 입력 2009년 10월 14일 02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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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추질환 치료, 칼을 대야 하나 말아야 하나. 허리와 다리 쪽으로 통증이 뻗치는 척추질환. 통증이 심할수록 수술 여부를 두고 갈등하게 된다. 요즘 내시경의 발달로 척추 수술에 칼을 안 대고 하는 시술이 점점 늘고 있다. 내시경 시술은 비싼 반면 환자의 신체적 부담이나 합병증을 최소화할 수 있다. 척추질환의 올바른 비수술적 치료법에 대해 척추통증전문병원 세연통증클리닉의 최봉춘 원장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내시경 등 이용 비수술 요법으로도 염증-부종 치료 OK
국소마취-20분이면 시술 끝… 치료뒤 바로 일상생활 가능

○ 비수술적 치료로 염증과 부종 없앤다

디스크(척추 추간판 탈출증)가 생기면 모두 허리에 통증을 느낄까. 대부분 추간판이 삐져나오면 허리가 아프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자기공명영상(MRI) 검사를 해보면 통증이 전혀 없는 사람의 상당수도 디스크가 있다.

디스크가 있는데도 통증을 느끼지 않는 것은 디스크가 나와 있지만 주변 조직의 염증과 부종이 없어 신경을 누르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염증과 부종을 빨리 가라앉히는 것이 디스크 치료의 최우선 단계다.

척추관 협착증도 마찬가지. 뼈가 자라거나 노화된 디스크가 주저앉아 신경을 압박하는 것이 직접적인 원인이지만 이를 부추기는 것이 바로 염증과 부종이다. 비수술적인 치료는 염증과 부종을 없애줘 척추질환을 치료하는 것이다.

○ 카테터, 내시경 삽입해 치료

예전 척추질환 치료는 전신마취 후 수술로 질환을 직접 치료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척추질환은 고령자가 많고 고혈압이나 심장병 같은 만성질환을 함께 앓고 있는 환자가 많아 전신마취에 따른 부작용이 나타나곤 했다.

비수술적 치료는 척추질환을 인체의 자연회복을 통해 치료한다는 개념이다. 현재 비수술적인 치료법 중 안전성이 입증된 방법은 라츠 카테터 혹은 내비 카테터를 이용한 ‘경막외 유착박리술(신경성형술)’과 ‘경막외 내시경’이다.

이런 시술법은 병변 부위에 작은 관인 카테터나 내시경을 집어넣어 신경을 누르는 조직을 제거하고 염증을 줄이는 약물을 투입하는 것이다. 시술 시간이 20분 정도로 짧고 국소마취로 시술하기 때문에 고령자도 안심하고 치료를 받을 수 있다. 치료 뒤 바로 일상생활로 복귀할 수 있다.

세연신경통증클리닉이 2006~2008년 디스크, 척추관협착증 같은 척추질환 환자 500여 명을 대상으로 비수술적 치료를 시행한 결과 약 79%의 환자에서 통증이 크게 줄었다.

최 원장은 “디스크 환자는 수술이 꼭 필요한 경우는 10∼20%에 불과하기 때문에 무조건 수술할 필요는 없다”면서 “척추질환은 어떤 치료를 선택할지, 자신의 상태가 어떤지를 정확히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 통증 심하면 수술 고려해야

비수술적 요법은 마비 증상을 보이지 않는 수준의 추간판 탈출증, 척추관 협착증, 척추수술을 받은 환자 가운데 통증이 지속되는 환자에게 통증 감소 효과로 많이 사용된다. 시술 후 바로 일상생활이 가능할 정도로 몸을 움직일 수 있기 때문에 스트레칭 같은 재활 운동을 시작할 수 있다. 신경성형술은 150만~200만 원, 내시경 시술은 300만~400만원이 든다. 내시경 시술은 MRI 상에서 특별한 문제가 발견되지 않는데 환자가 계속 통증을 호소할 경우 직접 눈으로 확인하기 위해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통증과 함께 하지의 감각 저하, 마비, 근력 약화가 동반되는 경우, 배변 기능의 장애가 발생한 경우, 6개월간 비수술적인 치료를 해도 통증이 지속되는 경우, 극심한 통증으로 일상생활이 불가능한 경우에는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신경성형술이나 내시경 치료를 받은 환자는 4∼6개월 동안 1∼2주에 1회, 또는 1개월에 1회 간격으로 병원을 방문해 경과를 관찰하고 통증 염증 감소를 위한 보조적인 신경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비수술적 치료법은 증상과 통증을 완화해 환자가 일반 활동과 운동을 할 수 있게 유도함으로써 인체의 자연회복을 유도한다. 시술 후 걷기나 물속 걷기 같은 가벼운 운동과 스트레칭을 꾸준히 해야 증상을 개선하고 재발을 방지할 수 있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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