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데이트]5월부터 전국투어 콘서트 패티김-이미자-조영남

  • 입력 2005년 4월 14일 19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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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가요계의 거목인 이미자 패티김 조영남(오른쪽부터)이 다음달 ‘빅3 콘서트’ 를 갖는다. 이들은 “한국을 대표하는 가수로서 책임감이 크다”면서 “'역시 세 가수는 다르구나'하는 얘기를 들을 수 있게 멋진 무대를 만들 작정”이라고 말했다. 변영욱 기자
한국 가요계의 거목인 이미자 패티김 조영남(오른쪽부터)이 다음달 ‘빅3 콘서트’ 를 갖는다. 이들은 “한국을 대표하는 가수로서 책임감이 크다”면서 “'역시 세 가수는 다르구나'하는 얘기를 들을 수 있게 멋진 무대를 만들 작정”이라고 말했다. 변영욱 기자
“저는 레몬주스 주세요.” (이미자)

“난 자몽주스로.” (패티김)

“여기 대추차 있어요?”(조영남)

14일 서울 시내 한 호텔 로비 라운지에서 만난 이들은 음료 주문부터 각양각색이다. 이들이 한데 뭉친다는 것 자체가 놀랍기만 하다.

한국 가요계의 거목(巨木) 패티김(65) 이미자(64) 조영남(60) 세 사람이 ‘빅3 콘서트’로 한 무대에 오른다. 이들은 5월 7, 8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공연을 시작으로 7월 9일까지 부산 대구 광주 인천 등 전국 12개 도시 투어 콘서트를 할 예정이다.

○ 3인의 만남

“공연과 관련해 두 번 회의를 했는데 의견 조율하기가 쉬운 게 아니더군요. 그래도 우리 셋이 함께 공연한다는 자체만으로 대단한 일이 아닐까요?” (조영남)

막내 조영남의 말에 두 누님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어느덧 조영남도 환갑을 맞이했지만 누님들 앞에서는 ‘어린 동생’일 뿐이다.

“1960년대 후반 제가 외국곡 가사 번안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을 때 우연히 고(故) 길옥윤 선생님 댁에 갔다가 패티김 선배님을 처음 뵈었어요. ‘감히 내가 저런 가수랑 한 무대에 설 수 있을까’라며 똑바로 쳐다보지도 못했죠. 이미자 누님은 TBC(동양방송) 방송국 분장실에서 처음 만났는데 가수들을 무지하게 야단치셨죠.” (조영남)

“맞아요. 우리 같이 정확하게 사는 사람들은 영남이처럼 부정확한 가수들 야단치는 게 일이었죠.” (이미자)

세 사람은 1994년 KBS ‘빅쇼’에서 처음으로 한 무대에 섰고 지난해 3월 KBS 창사 특집 공연에서 또 한번 무대에서 만났다. 그러나 콘서트는 이번이 처음이다.

“영남이랑은 36년 됐고 미자 씨랑은 46년 됐어요. 만남 자체가 자연스러워 보여서 그런지 많은 분들이 우리의 공연에 대해 ‘신기하다’라기보다 ‘그럴 줄 알았다’는 반응을 보이세요.” (패티김)

○ 3인의 공연

이번 공연의 테마는 ‘사랑과 우정과 여유’.

패티김과 이미자는 올해로 데뷔 46년, 조영남은 36년째다. 어떤 곡을 불러도 찬사를 받을 가수들이지만 곡 선정 작업부터 쉽지만은 않았다.

“프랭크 시나트라의 ‘마이웨이’ 곡 하나로 몇 시간을 회의 했어요. 세 사람의 음악 인생을 가장 잘 대변해주는 노래가 바로 그 곡인데 대표곡을 외국 노래로 한다는 것에 이견이 많았죠. 결국 과감히 ‘마이웨이’를 포기하고 한국 노래를 세 사람이 함께 부르기로 했습니다.”(조영남)

이번 공연에서 이들은 ‘만남’ ‘향수’ ‘그리운 금강산’을 함께 부른다. 또 패티김과 조영남이 ‘우리 사랑’을, 패티김과 이미자가 김현식의 ‘사랑했어요’ 등을 듀엣으로 부른다.

○ 3인의 인생

조영남은 “엄격한 자기 관리가 결국 패티김과 이미자를 정상의 가수로 만들었다”고 말했다.

“가수생활 46년은 저 자신과의 싸움이었어요. 내가 정한 규율대로 올바르게 살아가려고 하니 남들과 고립된 생활을 해야 했죠. ‘고독’은 나를 당당하게 만들어주었어요.” (이미자)

“아는 사람들과 노래방에 가서 내 노래 ‘초우’를 불렀는데 54점이 나오더라고요. 평소 무대에서 부르는 대로 불렀는데 소리가 크지 않아서인지 점수가 안 나오더군요. 같이 간 친구들은 시간이 흐를수록 흐트러진 모습을 보였지만 전 분위기에 휩쓸릴 수 없더군요.” (패티김)

자유분방한 성격인 조영남은 “두 선배님께서는 내가 없었다면 조영남 같은 삶이 존재한다는 것 자체를 모르고 세상을 떠나실 걸요. 애석하지 않아요?”라고 했다.

그러자 두 누님들은 또 조영남을 단속한다.

“몰라도 하나 손해 볼 것 없다.”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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