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데이트]‘…파리’ 주인공들 “숭고한 사랑, 한국 울린다”

  • 입력 2005년 1월 27일 17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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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르담 드 파리’에서 아름다운 집시여인 에스메랄다 역을 맡은 나디아 벨(왼쪽)과 그를 사랑하는 꼽추 콰지모도 역의 매트 로랑. 두 사람은 200차례가 넘는 공연에서 호흡을 맞춰왔다. 김미옥  기자
‘노트르담 드 파리’에서 아름다운 집시여인 에스메랄다 역을 맡은 나디아 벨(왼쪽)과 그를 사랑하는 꼽추 콰지모도 역의 매트 로랑. 두 사람은 200차례가 넘는 공연에서 호흡을 맞춰왔다. 김미옥 기자
프랑스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의 남녀 주연 배우가 24일 내한했다.

프랑스 오리지널 팀 소속으로 주인공 꼽추 콰지모도를 맡은 매트 로랑(36)과 아름다운 집시 여인 에스메랄다 역의 나디아 벨(26).

다음달 25일부터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공연되는 ‘노트르담 드 파리’는 한국은 물론 아시아에도 처음 소개되는 프랑스의 대형 뮤지컬이다. 문호 빅토르 위고가 쓴 동명 소설(국내에는 ‘노트르담의 꼽추’라는 제목으로 번역)을 토대로 한 이 뮤지컬은 1998년 초연돼 프랑스에서 200만 명, 전 세계적으로 1000만 명 이상의 관객을 모았다.

뮤지컬 마니아들이 오랫동안 기다려 온 작품이지만 미국 브로드웨이 뮤지컬 일색인 국내에는 제목부터 낯설다. 27일 주연 배우 로랑과 벨, 두 사람에게서 작품이야기를 들어봤다.

서로에 대해 “여동생 같다” “큰오빠 같다”고 할 만큼 절친한 두 사람은 장난스러운 포즈를 취하기도 했고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 등 간단한 한국말로 인사하며 인터뷰를 활기차게 이끌었다.

―프랑스 뮤지컬은 미국 브로드웨이나 영국 웨스트엔드 뮤지컬과 어떻게 다른가.

“‘노트르담 드 파리’는 프랑스에서 뮤지컬로는 최초로 대성공을 거둔 작품이다. 브로드웨이 뮤지컬과의 가장 큰 차이는 대사 없이 노래로만 진행된다는 점이다. 브로드웨이 뮤지컬에 비해 훨씬 스펙터클하고 깊은 맛을 느낄 수 있다. 또 다른 차이는 브로드웨이에서는 가창력 뛰어난 배우가 캐스팅 되지만, 이 작품에서는 가수들이 연기하며 노래를 부르는 것이기 때문에 음악적 호소력이 더 뛰어나다는 점이다. 수록된 음악들이 폭발적 인기를 끌었다.”

총 52곡이 담긴 이 뮤지컬에서 가장 유명한 레퍼토리는 에스메랄다를 사랑하는 세 남자가 부르는 3중창인 ‘벨(Belle)’. 프랑스 음악 차트에서 44주간 1위를 했던 이 곡은 싱글 앨범만 300만 장이 넘게 팔렸다.

두 사람 모두 이 작품을 통해 뮤지컬 배우로 데뷔해 애착이 크다. 벨은 1998년 초연 때부터, 로랑은 1999년부터 이 작품에 합류했다. 3년간 프랑스는 물론 스위스 벨기에 캐나다 공연까지 200회 이상 함께 무대에 섰던 두 사람은 서로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벨은 무대에서 엄청난 에너지를 발산하는 배우다. 벨이 무대에서 첫 소절을 부르는 순간부터 관객들은 에스메랄다의 매력에 빠져들 것이다.”(로랑)

“장기 공연을 하면서 여러 명의 콰지모도와 무대에 섰지만 로랑은 음악적으로 나와 호흡이 가장 잘 맞는 배우다.”(벨)

―꼽추 역이 육체적으로 힘들지 않은지.

“15kg가량 되는 의상이 너무 무거워 내내 입고 있을 수 없다. 무대 뒤에서 옷을 벗고 있다가 다시 입고 나간다. 2시간 공연을 마치고 나면 온몸이 땀으로 젖는다.”

로랑은 “한창 감수성이 예민했던 14세 때 처음으로 누군가를 좋아했는데 거절당했다”며 “콰지모도를 연기하면서 그때의 감정을 많이 떠 올린다”고 했다.

‘노트르담 드 파리’는 14명의 무용수가 펼치는 관능적인 춤과 아크로배틱(곡예) 연기자들이 공중에 매달려 보여주는 몸놀림 등 대형무대가 아니면 맛볼 수 없는 볼거리가 풍부하다.

두 사람은 “힘들 때 가장 큰 격려가 되는 것은 사랑”이라며 “한국 경제가 어렵다고 하는데 죽음조차 두려워하지 않는 숭고하고 희생적 사랑에서 한국 관객들이 감동과 위로를 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공연은 2월 25일∼3월 20일. 02-501-1377

▼올해 눈길끄는 대형 뮤지컬▼

올해 공연되는 대형 뮤지컬로는 어떤 작품이 있을까.

내한 공연 작품으로는 ‘사운드 오브 뮤직’ ‘노트르담 드 파리’ 그리고 ‘오페라의 유령’등 세 작품이 있다. 브로드웨이 라이선스 뮤지컬로는 올 8월 말 막을 올리는 대형 뮤지컬 ‘아이다’가 있다. 제작비(120억원)와 공연 기간(10개월)면에서 올해 최대 관심사다.

창작 뮤지컬 ‘명성황후’도 공연 10주년을 맞아 다시 무대에 오른다.

올해 눈길끄는 대형 뮤지컬
공연일시장소특징
명성황후2월6∼23일서울 예술의 전당 오페라 극장국내 대표적 창작 뮤지컬. 10주년 특별 공연
사운드 오브 뮤직2월12∼20일세종문화회관 대극장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을 뮤지컬화. 미국 국내 투어팀이 내한 공연
노트르담 드 파리2월25∼3월20일세종문화회관 대극장프랑스 오리지널 공연팀의 내한 공연. 첫 프랑스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6월4일∼8월21일서울 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앤드루 로이드 웨버가 만든 ‘오페라의 유령’의 첫 해외 프로덕션 내한 공연
아이다8월27일∼2006년 6월LG아트센터120억 원 규모의 대형 디즈니 뮤지컬 ‘아이다’ 국내 초연

강수진 기자 sj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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