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폴더블폰 무장 삼성, 中시장 진격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1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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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中 5G 상용화 계기로 총력전

“이제 다시 기지개를 켤 때가 왔다. 달리는 중국의 5세대(5G) 굴기에 올라타야 한다.”

중국이 1일(현지 시간) 5G 이동통신 상용화를 선언하며 본격적인 서비스에 들어가자 국내 스마트폰 업계에선 이 같은 말들이 나왔다. 국내 업체들이 그동안 중국 회사들의 저가 공세에 밀려 고전을 면치 못했지만, 재기할 기회가 찾아왔다는 것이다.

특히 중국에서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이 0%대로 떨어진 삼성전자는 중국 내 5G 상용화를 기점으로 본격 반격에 나설 계획이다. 3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중국 내 5G 스마트폰 시장점유율(판매액 기준)은 10월 한 달 동안 20%대까지 급상승한 상태다.

애플이 최신 아이폰11을 5G가 아닌 4G폰으로 공개한 가운데, 삼성전자는 중국 시장에 5G폰을 공급하는 유일한 외국 회사라는 프리미엄을 누리고 있다. 중국의 1인자 화웨이가 최신 기종인 메이트30의 5G 모델을 출시하지 않는 것도 삼성 5G폰이 선점 효과를 누리는 원인이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갤럭시 노트10플러스, 갤럭시 A90 등 중국에서 출시된 5G 제품에 대한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국내외에서 완판 행진을 펼친 첫 폴더블폰 ‘갤럭시 폴드’도 8일 중국에서 공식 선보인다. 5G폰은 아니지만 첨단 제품을 선호하는 중국 소비자를 잡겠다는 전략이다. 삼성은 3일 웨이보(중국판 트위터)를 통해 “갤럭시 폴드는 단순한 신제품이 아니다. 휴대전화의 패러다임과 형태를 바꿨다”며 출시일을 전격 공개했다.

앞서 지난달에는 중국 상하이(上海) 최대 번화가인 난징둥루(南京東路)에 초대형 플래그십 매장을 열며 중국 사업에 지속적으로 투자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삼성이 중국에 만든 첫 플래그십 매장으로 애플스토어 반대편에 자리잡았다. 800m²(약 240평)에 달하는 이 매장에는 최신 기기 전시관(1층), 사물인터넷(IoT)존(2층)이 마련돼 있다.

삼성 관계자는 “중국에서 상징성이 큰 난징둥루에 첫 플래그십 매장을 연 것은 본격 5G 시대를 맞아 존재감을 높이려는 의지의 표명”이라며 “중국 정부의 5G 서비스 개시 일정 발표 후 삼성 5G폰에 대한 판매량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중저가 A시리즈를 활용한 시장 확대도 적극 추진할 방침이다. 중국 최대 온라인 쇼핑 축제인 ‘광군제(光棍節)’를 겨냥해 1일 온라인 전용 스마트폰 A20s를 출시했다. 이 제품은 6.5인치 화면에 트리플 카메라를 장착하고도 999위안(약 16만5000원)에 출시돼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삼성전자는 2010년 초반까지만 해도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20%대의 시장점유율로 1위 자리를 지켜왔다. 하지만 화웨이를 필두로 샤오미, 오포 등 가성비를 앞세운 중국 토종 브랜드의 성장과 중국 내 ‘자국 브랜드 마케팅’ 바람 속에 시장점유율이 급속히 떨어졌다.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분기(4∼6월)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70만 대를 출하해 점유율이 0.7%에 그쳤다.

업계 관계자는 “전 세계 시장의 30%를 차지하는 중국 시장을 포기하면 삼성의 세계 시장 1위 전략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중국은 삼성에 포기할 수 없는 시장”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에 이어 글로벌 시장 2위를 지키고 있는 중국 화웨이도 자국 시장을 사수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화웨이는 자사의 첫 폴더블 스마트폰인 ‘메이트X’를 갤럭시 폴드의 중국 출시일(8일) 일주일 뒤인 15일 출시할 예정이다. 삼성의 갤럭시 폴드가 안으로 접는 인폴딩 방식인 반면, 화웨이의 메이트X는 접었을 때 바깥쪽이 화면인 아웃폴딩 방식으로 설계됐다.

스마트폰 업계 관계자는 “화웨이는 미국 무역제재 여파로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사용할 수 없는 등 기술력에선 삼성에 뒤진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중국 시장에서는 큰 산임에 분명하다”며 “삼성이 다양한 5G 라인으로 중국 시장을 공략해야 승산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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