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고르고 나서]시류 좇는 ‘이순신’…출판 기획력의 한계?

  • 입력 2004년 9월 10일 17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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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9·11테러 3주년을 맞는 날입니다.

이번 주 눈에 얼른 들어온 책 가운데 ‘제국의 꿈 작전 911’이 있었습니다. 독일 논픽션 작가 게르하르트 비스네프스키가 써서 지난해 독일에서 큰 반향을 일으킨 책입니다.

9·11테러는 미국이 중동 전략을 시작하기 위해 꾸민 자작극이라는 음모이론을 담고 있지요. 그 근거 중 하나는 이렇습니다. ‘뉴욕 세계무역센터 빌딩은 항공기 충돌로 붕괴될 수 없다. 내부에 누군가 폭발물을 설치한 것이다.’

그러나 항공기 충돌만으로도 그 같은 붕괴가 가능하다는 건축공학자 여러 명의 지적들이 나온 바 있습니다. 자극적인 내용이어서 눈길을 끌 만했지만 논지에 무리가 있어 일단 본격 소개를 접기로 했습니다.

또 눈에 들어온 것은 봇물 터지듯 쏟아진 ‘이순신 관련서’들이었습니다. KBS 사극 ‘불멸의 이순신’ 방송에 맞추어 이순신 본인의 저서인 ‘난중일기’는 물론 관련 인물인 유성룡 원균 등에 대한 소설과 분석서, 임진왜란에 대한 분석서와 소설 만화 등이 리바이벌되거나 새로 만들어져 한꺼번에 쏟아졌습니다.

제대로 된 리더십이 없는 현실에 대한 반작용 같기도 하고, 우리 출판계의 기획력 한계 같기도 해 씁쓸한 느낌이었습니다.

책의향기팀 boo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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