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혜경의 내아이 진로 찾기]<6>진로계획 세우기

  • 입력 2001년 3월 11일 19시 06분


K여고 2학년생 12명과 집단상담을 한 적이 있다. 타임머신을 타고 자신이 40세가 되었을 때 하루 일과를 생생하게 상상해 보도록 했다. 대부분 학생들이 직업을 가지고 일하는 자신의 모습을 머릿속에 그렸다. 이들의 꿈은 모두 거창했다. 특정한 분야에서 전문가로 이름을 날리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는 학생이 많았다. 하지만 그 꿈을 이루기 위해서 어떻게 할 것이냐고 묻자 제대로 대답하는 학생은 별로 없었다.

꿈이나 장래 희망이 없는 아이들도 많지만 꿈만 가지고 있을 뿐 그 꿈을 실현시키기 위한 중단기적인 계획을 세우지 못하는 아이들 또한 많다. 그런 아이들에게 장래 희망은 언제나 희망으로만 머물게 되고 현실화되지 못할 가능성이 많다.

아이들의 꿈이나 장래 희망을 구체적으로 말하고 적어 보게 하자. ‘공부도 제대로 못하는 네 주제에 어떻게 그런 걸 할 수 있겠니’라고 핀잔을 주기보다 꿈은 어디까지나 꿈, 즉 희망으로 받아들이고 격려해 주자.

◇이렇게 해 보세요

*자녀가 꿈에 대해 말하는 것을 격려하기

*자녀와 함께 20년 후 모습에 대한 대화 나누기

*20년 후 모습을 그림이나 글로 나타내기

*꿈을 이루기 위한 10년, 5년, 1년, 한달 계획 세우기

*부모가 직업을 가지기 위해 거쳤던 과정 들려주기

대신 그 꿈을 현실 속에서 실현시키기 위해서 어떤 단계나 과정을 거쳐야 할지 생각할 수 있도록 도와줄 필요가 있다. 20년 뒤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 10년 뒤, 5년 뒤, 3년 뒤에는 무엇을 해야 할지 계획을 세우게 하자. 그 계획이 황당한 것이라도 좋다. 일단 세워진 계획을 놓고 자신에게 맞게 조절하면 된다. 아무 계획도 없이 꿈만 꾸는 것보다 낫다.

물론 이런 중단기적인 목표와 계획을 잘 세우려면 지난 글에서 말한 구체적인 직업정보 수집이 필요할 것이다. 또 꿈이나 장래 희망에 숨겨져 있는 가치, 즉 자신이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 어떤 것인가를 파악하고 그 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다양한 직업이나 방법을 모색해 보는 것도 필요하다.

장래에 대한 중단기적인 목표와 실행 계획을 세울 수 있는 아이는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 올해에 무엇을 해야 하는지, 더 나아가 지금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알게 된다.

아이들은 ‘진로계획 세우기’를 통해 자신이 꿈꾸는 직업이나 미래의 모습이 어느 한 순간 갑자기 주어지는 게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다. 자신이 지금 살아가고 있는 현재와 자신이 원하는 미래가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깨닫게 되는 것이다. 물론 진로 계획은 언제든지 수정할 수 있다.

(진로정보센터 상담원)eunhk@kriven.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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