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인직기자의 식탐클럽]명동 ‘전주중앙회관’

  • 입력 2001년 9월 12일 18시 50분


가끔 일본에서 출간된 음식관련 서적을 뒤지다보면 ‘한국 음식점’에 대해서 자세히 연구해 놓은 책자를 발견하게 된다. 기본적인 메뉴부터 주방장의 성향, 재료의 질 등에 이르기까지 집요하게 관찰해 놓은 이들의 행태에 혀를 내두르지 않을 수 없다.

일본인들의 눈에 가장 맛있어 보이는 것은 역시 전통한식인가 보다. 일본인들의 한국 음식점 추천목록에서 거의 빠지지 않는 집은 서울 명동에 있는 ‘전주중앙회관’(1관 02-776-3525, 2관 02-773-2882). 43년 동안 명동에서 ‘전주비빔밥’을 비롯한 한식을 팔고 있으며, 5∼6년 전부터는 손님의 60% 이상이 일본인 관광객들로 채워졌다.

전북 장수에서 가져온 ‘곱돌’을 뚝배기 삼아 만든 ‘곱돌종합비빔밥’이나 ‘산채비빔밥’(이상 7500원)에는 콩나물 시금치 계란 양파다짐 등 기본재료 외에도 잣 밤 육회 고구마순 오이채 쑥갓 등을 합쳐 총 28가지 재료가 들어가 있다. 뭔가 달착지근한 뒷맛이 입안에 오래 맴돈다.

‘지지미’라고 불리는 특수파전(1만3000원)에는 새우 조개 오징어 등 해물이 푸짐하게 들어가 있다. 밀가루 대신 찹쌀을 써 입천장에 쫀득쫀득한 기분이 느껴진다. 녹두전(1만3000원)은 동동주에 한약재를 섞어 달인 술 ‘모주’ 한 잔(2000원)과 궁합이 잘 맞는다. 밑반찬 중에는 김치가 특히 맛있는데, 시원하게 씹히는 배추맛이 좋다.

이외에도 아이들보다는 어른들이 좋아할 한식메뉴가 많다. 오징어회 두부김치 생굴보쌈 북어찜 곰탕 육회 전골 등이 1인분에 7500원∼2만8000원이다. 2관에서는 일본 야키니쿠(燒肉) 집처럼 ‘호르몬(곱창구이)’ ‘소 혓바닥’ 등 특수부위 한우를 1인분 3만원씩에 판다. 단체손님용 테이블이나 방은 항상 부족한 탓에 예약을 해야 한다. 주차 불가.

<조인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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