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인직기자의 식탐클럽]서울 대방동 '대방골'

  • 입력 2001년 6월 29일 18시 33분


고기를 몇 인분 먹고 배가 대충 부르면 된장찌개나 냉면을 시켜 먹고 마지막에 사과나 수박 한 조각 먹는 게 우리나라 고깃집의 일반적인 코스. 하지만 살다 보면 밥이랑 고기랑 같이 먹고 싶을 때도 있고, 뒷맛이 느끼하면 생선이나 젓갈이 생각날 때도 있다.

서울 동작구 대방동 대림아파트 110동 앞 대림상가 지하에 있는 ‘대방골’(02-824-0050). 아파트 단지 내에 있는 식당치고는 손님들 중 외지인의 비율이 높은 편이다. 외양이나 인테리어가 화려한 강남 음식점과 달리 오래된 벗들과 조용하게 식사모임을 갖고 싶은 30, 40대의 발걸음이 잦은 곳이다.

이 곳의 특징은 고기, 생선, 밑반찬의 비중이 다 비슷하다는 점. 고기는 전남 강진에서 올라 온 한우등심이며 고기와 함께 화로에 오르는 새송이버섯은 다진 고추로 양념을 해 보들보들하고 매콤하다. ‘버섯으로 만든 떡볶이’가 연상될 정도.

굴비는 영광, 갈치는 목포에서 가져 온 자연산이다. 굴비는 신안바다 소금이 배어 있어 짭조름한 맛이 잘 살아나며 마늘가루를 뿌려 비린내도 덜하다. 뚝배기에 담겨 나오는 갈치조림은 연해 생선가시까지 한입에 털어먹어도 괜찮다. 청양고추의 매운 맛이 갈치와 어우러져 무에 스며든다. 그래서 이 무를 따로 반찬 삼아 먹어도 맛있다.

밑반찬은 톳나물 깻잎 단호박조림 갓김치 등 15가지 정도가 나온다. 밴댕이젓 갈치속젓 민물토하젓 고추젓 등 젓갈류는 밥맛을 돋워준다. 고기를 먹을 때 된장에 상추를 싸 먹지 않고 다시마에 젓갈을 묻혀 먹는 맛도 이색적이다.

3명이 가면 굴비된장정식(1만6000원) 갈치조림특정식(2만5000원)을 하나씩 시키고 술안주 삼아 꽃등심 1인분(2만원)을 먹으면 배가 찬다. 밥은 취향에 따라 오곡밥(4000원)이나 누룽지(3000원)를 먹을 수도 있다. 120석에 방은 10개. 주차장은 널찍하며 저녁시간에는 예약을 해야 된다.

cij19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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