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리뷰]<후르츠 바스켓>내 친구가 쥐였다고?

  • 입력 2001년 7월 31일 10시 17분


갑작스런 사고로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천애의 고아가 된 여고생 혼다 토오루. 산속에 텐트를 치고 혼자 생활하지만 한점 그늘 없이 밝고 명랑한 토오루다. 외로운 생활을 하지만 토오루는 행복했던 추억을 떠올리며 어머니의 소원대로 고등학교를 졸업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그러던 중 토오루는 같은반 남학생 소마 유키의 배려로 유키의 집에서 함께 생활하게 되면서 소마 가문의 특별한 비밀을 알게 된다. 소마 가문의 사람들은 십이지중의 하나인 동물의 영혼을 지니고 태어나는 운명을 갖고 있었던 것. 이들은 이성과 껴안으면 몸이 동물로 변해버린다. 유키가 쥐였다는 사실만으로 머리가 복잡한 토오루인데 여기에 유키에게 적대감을 품고 있는 쿄우가 나타나 집을 난장판을 만든다. 소마가문 사람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토오루의 일상은 황당한 드라마의 연속이 되는데….

동양의 십이지 전설을 재밌게 응용한 <후르츠 바스켓>은 소녀만화다운 재미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전체적인 내용은 오갈데 없는 고아 소녀가 마침내 행복해진다는 것. 하지만 고아소녀 토오루보다 더 큰 행복을 얻게 되는 이들은 유키와 쿄우 등 소마가문 사람들이다.

유키와 쿄우는 준수한 외모에 출중한 능력을 지녔지만 육체가 동물로 변한다는 사실때문에 자괴감으로 위축돼 있다. 그들의 아픔을 어루만져 주는 사람이 바로 토오루. 그녀는 너무나도 외로움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타인의 아픔에 둔감할 수 없는 것이다.

<후르츠 바스켓>은 예쁜 그림이나 독특한 캐릭터, 소마가문의 비밀에 얽힌 흥미진진한 스토리만으로도 재미있는 만화다. 여기에 인간의 외로움이 어떻게 위로받는가를 만화다운 화법으로 잘 표현해 더 빛나는 작품. 자신의 아픔을 누군가가 온전히 이해해주는 것이 크나큰 위안이 된다는 진리가 <후르츠 바스켓> 안에 있다.

김지혜 <동아닷컴 객원기자> lemon_jam@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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