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현대에 사실상 ‘다른 사업자 선정’ 표명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8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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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국제관광객 따로 유치 밝혀… 남측 관광객 독점권은 인정”
방북하고 돌아온 장경작 사장

4일 방북해 금강산 관광 재개를 북측과 논의하고 강원 고성군 동해선남북출입사무소(CIQ)를 통해 남측으로 돌아온 장경작 현대아산 사장이 “북한당국은 북측을 통한 관광객 유치에 대해 우리에게 양해를 구하고자 했다”고 취재진에 밝혔다.

이는 북한이 금강산 관광 독점권을 가진 현대아산 측에 사실상 다른 관광 사업자를 선정했거나 선정할 예정이라는 점을 분명히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은 현대와 맺은 독점계약을 무시하고 미국 뉴욕에 있는 재미교포 무역회사와 금강산 관광사업을 위임하는 내용의 양해각서를 체결한 것으로 3일 알려졌다.

이 같은 장 사장의 발언에 대해 현대아산 관계자는 “남측 관광객에 대한 현대아산의 독점권은 여전히 유효하지만 북한지역을 통해 들어오는 국제관광객에 대해서는 독점권을 보장할 수 없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장 사장은 정몽헌 전 현대그룹 회장 8주기를 맞은 이날 임직원 11명과 금강산 온정각에 있는 정 전 회장의 추모비를 찾은 뒤 이충복 금강산특구지도국 부국장 등 북측 관계자들과 만났다. 이날 오전 10시 20분부터 10분간 열린 추모식에는 북측 관계자 6명이 참석했고 이어 외금강호텔에서 양측이 만나 오후 5시 반까지 현안을 논의했다.

현대아산에 따르면 북측은 올해 4월 제정한 금강산국제관광특구법에 따라 독점사업권 취소와 해외 사업자에 대한 위임을 주장했으며 이에 대해 현대아산은 현지 자산에 대한 재산권과 사업권 보호를 재차 요청했다.

한편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4일 경기 하남시 창우동 선영에서 정 전 회장 추모식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금강산 관광사업 재개 의지에 변함이 없느냐는 질문에 “변함없다”며 “방북 계획은 아직 없다”고 밝혔다. 그는 북측이 미국에서 새로운 사업자를 선정한 것을 알고 있었느냐는 물음에는 “모르는 일”이라고만 짧게 답했다.

현대는 재미교포 회사에 금강산 관광사업을 맡기는 것은 현실성이 낮다고 판단하고 있다. 현대아산 관계자는 “미국에서 관광객을 모집한다는 것 자체가 현실성이 없어 보인다”고 했다.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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