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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음반]영국 록의 르네상스…오아시스-콜드플레이 새 앨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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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음반]영국 록의 르네상스…오아시스-콜드플레이 새 앨범

입력 2005-06-01 03:07수정 2009-10-09 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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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아시스'

“영국 록은 부활하는가?”

영국 록 음악을 대표하는 밴드 ‘오아시스’와 ‘콜드플레이’가 2일과 7일 각각 새 앨범을 발표한다. 영국 록의 최강 자리를 놓고 두 밴드가 ‘맞짱’을 뜰지 모르지만 록 팬들은 어찌보면 ‘공생’을 주장할지 모른다. ‘제 2의 영국 록 르네상스 부활’을 꿈꾸며.

● “록 음악이 죽어? 천만에. 오아시스가 있는데”

“저희가 한 물 갔다고요? 잘 들어보세요. 저는 ‘오아시스’가 아직도 이렇게 역사에 길이 남을만한 앨범을 만들었다는 사실이 너무나 자랑스럽습니다.”

‘오아시스’의 보컬이자 기타리스트인 노엘 갤러거와 전화 인터뷰 내내 그는 약장수처럼 자랑을 늘어놓았다. 6집 ‘돈트 빌리브 더 트루스’는 3년 만에 발표하는 ‘오아시스’의 새 앨범. 이미 첫 싱글 ‘라일라’는 발표되자마자 영국 싱글차트 1위에 올랐다. ‘아직 죽지 않았다’는 노엘의 말에 힘을 더해주는 증거자료다.

“멜로디나 영국밴드 특유의 서정성 때문에 90년대 중반 우리와 ‘블러’같은 밴드들이 ‘브릿 팝’ 장르라며 인기를 얻었죠. 그런데 사실 ‘블러’와는 라이벌 관계가 아니었어요. 그건 영국 미디어들의 장난이라고 생각해요.”

그는 최근 록 음악이 힙합이나 흑인 음악에 비해 힘을 못 쓰고 있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는다.

“힙합 패션은 내가 가장 참지 못하는 것이죠. 2005년 우리가 새 앨범을 발표했는데 록이 계속 죽어있을까요? 하하. 난 정말 별볼일없는 음악들 속에서도 록 음악은 언제나 존재해왔다고 믿어요. 그럴 때면 ‘오아시스’를 사랑해주는 한국 팬들에게 고마움을 느낀답니다.”

● “세상의 변수를 얘기했죠. 그것은 콜드플레이 그 자체랍니다.”

'콜드플레이'

‘콜드플레이’의 3집 ‘X&Y’는 앨범 제목부터 아리송하다. 보컬과 기타, 키보드를 맡고 있는 크리스 마틴은 새 앨범에 대해 밴드의 음악만큼이나 감성적으로 얘기했다.

“수학에선 X와 Y가 언제나 답이지만 우리 삶에서는 아무도 명쾌한 답을 알 수 없죠. 이번 앨범은 설명하기 힘든 세상의 모든 변수들에 대한 이야기를 했습니다.”

2000년 ‘패러슈츠’로 공식 데뷔한 ‘콜드플레이’는 ‘제 2의 라디오헤드’라는 찬사를 받으며 2000년대 영국을 대표하는 록 밴드로 자리매김했다. 그들은 특유의 서정미와 관조적인 사운드를 앞세워 무조건 내지르는 정체불명의 록 밴드들과 차별화 됐다. 이번 음반의 첫 싱글인 ‘스피드 오브 사운드’는 5월 7일 빌보드 싱글차트에 8위로 데뷔했다.

“이번 앨범은 우리 스스로 가장 꾸미지 않았다고 할까요? 그래미상이나 브릿 어워드에서 상을 타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을 의미해요. 우리 밴드 멤버들이 감동할만한 그런 음악을 만들고 싶었죠. 그게 바로 ‘음악’이니까요.”

◆ 다음은 ‘오아시스’의 멤버 노엘 겔러거와의 전화 인터뷰 전문

-2002년 5집 앨범 ‘히든 케미스트리’에 비해 사운드 적으로, 음악적으로 어떤 면에서 변화 됐는지 알고 싶다. 전작의 히트 싱글 ‘더 힌두 타임즈’나 ‘리틀 바이 리틀’에 비해 이번 앨범이 관조적, 철학적인 느낌이 난다는 평을 듣는다.

“개인적으로 지난 앨범도 잘 만든 앨범이었지만 이번 앨범은 정말 죽이는(fucking brilliant) 록 앨범이라고 생각한다. 오아시스라는 틀을 유지하면서 그 안에서 아주 스마트하게 다른 시도를 한 앨범이다. 그래서 오아시스의 전형적인 사운드와 그렇지 않은 사운드가 모두 들어있다. 관조적이니 철학적이니 하는 말들은 아마 나이가 들어서 내 주위의 삶에 대해 노래했기 때문이 아닐까?”

-앨범 타이틀 ‘돈트 빌리브 더 트루스’라는 제목은 어떤 의미인가.

“많은 사람들이 가공된 진실에 노출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주위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자신의 생각으로 판단한 다음에서야 그것이 진실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이번 앨범의 타이틀곡을 비롯해 앨범 수록곡을 직접 소개 부탁한다.

“첫 싱글은 ‘라일라’이다. 아마 이번 앨범에서 가장 오아시스다운 모습과 그렇지 않은 모습을 둘 다 가지고 있는 곡일 것이다. 그런 이유 때문에 첫 싱글로 선택했다. 그리고 이번 앨범은 내가 5곡, 리암이 3곡, 베이시스트인 앤디가 2곡, 기타리스트 젬이 1곡을 작곡했는데, 그 중 가장 마음에 드는 곡은 늘 바뀐다. 지금은 ‘머키 핑거’가 가장 훌륭하다고 생각하는데 이 곡은 ‘벨벳 언더그라운드’와 밥 딜런이 만난 곡 같다.

-개인적으로 1번 트랙인 ‘턴 업 더 선’이나 9번 트랙인 ‘파트 오브 더 큐’가 인상적이다. 어른스러운 ‘오아시스’의 모습이랄까. 두 곡의 소개를 부탁한다.

“'턴 업 더 선'은 앤디가 작곡한 곡이다. 맨 처음 우리가 그 곡을 들었을 때 이상하게도 마음에 들었다. 아주 조용히 시작하다가 점점 ‘오아시스풍’으로 발전하는 곡이다. 가사는 글쎄, 앤디가 쓴 것이라서 내가 무엇이라고 말 할 수는 없지만 가장 앤디같은 가사라고 생각한다. '자, 햇살을 비춰! 햇살을 모두에게 비추는 거야! 서로 사랑하자고!'라니… 하하. ‘파트 오브 더 큐'는 내가 슈퍼마켓에 우유를 사러 갔다가 겪은 일을 바탕으로 만들었다. 정말 길게 사람들이 줄을 서있는 걸 보고 숨이 막혔다. 그 때 머리 속에 들었던 생각은 그냥 빨리 거기서 나오고 싶단 생각뿐이었다. 그 빌어먹을 우유를 그냥 훔쳐서 달아날 뻔 했다. 결국 그러진 않았지만. 하하.”

-어느덧 ‘오아시스’도 그룹 결성 12년, 정규 앨범이 6장이나 되는 중견 그룹이다. 그동안 영국을 대표하는 록 밴드로 활동 하면서 음악적으로 깨달은 것이나 배운 것이 있다면.

“앨범작업을 하는데 있어 내 자신이 솔직해 지지 않으면 결코 좋은 음악이 만들어 질 수 없다. 처음 두 앨범을 만든 후 휴식없이 그 다음 앨범을 만들었는데 결과적으로 실망스러운 앨범이 나왔다. 그동안 배운 점이라면 공백기간이 필요하다고 느낀다면 주저하지 말고 그렇게 하라는 것이다. 이 업계에서 자기를 소진시키는 것은 정말 안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오아시스’의 데뷔 앨범이 발매 하루 만에 영국 내에서만 골드 레코드(50만장)를 기록하고 1997년 3집 ‘비 히어 나우’가 미국 빌보드 앨범차트에 2위로 데뷔하는 등 엄청난 인기를 누렸다. 그러나 2000년 들어 다소 주춤한 모습을 보인다. ‘오아시스’도 인기를 신경쓰는가.

“글세… 인기란 것은 좋은 음악을 만들었을 때 따라오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나에겐 좋은 음악을 만들었다는 느낌이 더 중요하다. 물론 인기를 얻고, 돈을 많이 버는 것도 중요하긴 하지만… 하하.”

-1995년을 기억할 것이다. 그 당시 ‘오아시스’는 ‘블러’와 함께 ‘브릿 팝’의 대명사로 불렸다. ‘오아시스’가 원하든 원치 않든 두 그룹은 라이벌이었고 모두 엄청난 음반 판매를 기록했다. 당신들은 ‘블러’와 라이벌로 불리는 것을 어떻게 생각했었나.

“‘블러’와의 라이벌 구도는 당시 영국 미디어들이 바랬던 것이었다. 영국 미디어는 항상 라이벌 구도를 원한다. ‘비틀즈’와 ‘롤링 스톤즈’부터 영국 미디어는 라이벌 구도에 사로잡힌 것 같다. 그런 라이벌 구도를 통해서 좀 더 많은 이슈들을 끌어내는 것이 임무일 수 있지만 그 당시는 정말 질릴 만큼 쓸 데 없는 구도였다고 생각한다. 하긴 그때 ‘블러’와 피터지게 싸우는 것이 상당히 재미는 있었지만. 하하.”

-‘오아시스’는 음악도 화제였지만 노엘 갤러거와 리암 갤러거 두 형제도 팬들에게 큰 화제였다. 서로 사이가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는데 지금은 어떻게 지내고 있나.

“리암은 나의 동생이다. 내가 그를 욕할 수는 있어도 다른 사람들이 그를 욕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 우린 결국 한 가족이니까. 아마 그래서 사람들이 우리 형제가 사이가 안 좋다고 생각 할 수도 있다. 다른 누구도 욕하지 않는 리암을 난 항상 욕하니까. 하하. 형제끼리는 좋은 순간도 있고 그렇지 않은 순간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리암도 나이가 들면서 철이 들었다고 생각한다. 이번 앨범에서 리암은 정말 멋진 곡들을 만들어 냈고, 그런 리암을 내가 어떻게 미워할 수 있는가? 그냥, 비행기에서 그와 떨어진 자리에만 앉기만 하면 된다. 하하.”

-사실 ‘오아시스’는 결성 초기 영국의 노동자 계층, 하위문화를 대변하는 밴드였다. 지금도 그 느낌은 남아있지만 데뷔 초 보다 덜하다. 당신들은 자신들의 음악이 많이 변했다고 느끼나.

“글세. 우리는 그런 특정 계층의 문화를 대변한다고는 결코 생각하지 않았다. 난 단지 우리가 그냥 끝내주는 록 밴드라고 생각한다. 그것이 어떤 사람들에게 더 많은 지지를 받았다고 해서 우리가 그들을 대표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사람들은 우리가 앨범을 낼 때 마다 ‘당신들의 새 음악은 발전이 별로 없는 것 같군요’ 라는 말을 한다. 내가 아는 것은 우리는 ‘오아시스’고 ‘오아시스’다운 음악을 계속 만들어 내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 앨범에서는 어느 정도의 변화를 원했고, 리암과 새로운 멤버들이 곡 작업에 더 많이 참여 하면서 자연스러운 변화가 가능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2005년 록 음악은 죽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990년대 미국은 ‘너바나’와 ‘펄 잼’, 영국은 ‘오아시스’와 ‘스웨이드’, ‘블러’ 등 록 음악계를 이끌어가는 그룹들이 많았다. 하지만 지금은 빌보드 차트에서 1위부터 10위까지 모두 흑인 음악이다. 록이 힙합에 밀린다고 생각하나. 당신들은 21세기에 록 음악이 살아남기 위해서 어떤 대안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나.

“내가 가장 참지 못하는 것은 힙합 패션이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이 힙합을 좋아한다면 나로서 할 말은 없다. 그냥 아주 고약한 취향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한다. 글쎄. 2005년의 록은 죽었다니? 우리가 새 앨범을 발표했는데, 과연 그게 가능할까? 하하. 난 정말 별 볼일 없는 음악 중에서도 록 음악은 언제나 존재해 왔다고 믿는다.”

-‘오아시스’는 이번 앨범의 성공을 확신하나.

“상업적인 면은 나도 잘 모르겠다. 지난 번 앨범만큼만 팔리면 만족할 것 같다. 하지만 앨범의 질적인 면에서 나는 ‘오아시스’가 다시 한번 역사에 남을 수 있는 앨범을 만들어 냈다고 생각한다. 얼마간의 시간이 지나면 결국 판가름 되어질 일이지만, 개인적으로는 ‘오아시스’가 아직도 이렇게 멋진 앨범을 만들어 낼 수 있단 사실을 아주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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