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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향기/이 책, 이 저자]‘…모르면 헤매는 군대심리학’ 쓴 여인택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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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향기/이 책, 이 저자]‘…모르면 헤매는 군대심리학’ 쓴 여인택 씨

동아일보입력 2013-09-28 03:00수정 2013-09-28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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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말상초, 심리학으로 풀어줬더니 고무신들이 더 호응해 주던데요”
올해 3월 예비역 병장으로 제대한 뒤 군복무 중 병사들의 심리상담 경험을 토대로 책을 펴낸 여인택씨. 그는 현재 미국 미시간대 심리학과 4학년에 재학 중인 대학생이다. 책이있는풍경 제공
대한민국 예비역 병장이면 다 안다. MBC 예능프로그램 ‘진짜 사나이’가 보여주는 끈끈한 전우애가 현실이 아닌 예능이란 걸. 군대에서 살아남으려면 권력을 쥔 선임과 간부의 심기를 거스르지 않도록 눈치를 살펴야 한다. 반대로 후임을 적절히 갈굴 줄도 알아야 한다. 군대는 어쩌면 일보단 사람관계 때문에 힘든 곳이다.

군 생활 중 생기는 어려움과 고민을 풀어주는 ‘알면 인정받고 모르면 헤매는 군대심리학’(책이있는풍경)이 출간됐다. 흥미롭게도 저자는 올해 3월 육군 병장으로 전역한 미국 유학생이다. 중학생 시절 홀로 미국으로 건너가 현재 미시간대 심리학과 4학년에 재학 중인 여인택 씨(24)다. 25일 국제전화로 그를 인터뷰했다.

여 씨는 2011년 6월 육군 논산훈련소에 입소해 강원도 최전방 부대에서 근무했다. 군복무 중 우수 분대장 및 솔선수범 공로로 7차례나 표창을 받았다. 그는 대전차 유도화기 운용병이었지만 입대 동기보다 한두 살 많은 나이와 심리학 전공을 살려 고충상담병 역할도 했다. “군 복무에 적응 못하는 관심사병을 만나다 보니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상처받고 자신이 처한 문제로 고민하는 병사들이 참 많다는 것을 알았다. 이들에게 심리학 이론을 곁들여 상담을 해줬더니 호응이 좋았다”고 말했다.


병장 때부터 수첩 겉면에 ‘여 병장의 심리수첩’이라고 적고 선후임들이 물어온 고민과 그들에게 해준 대답을 기록하기 시작했다. 더 많은 군인을 돕고 싶단 생각에 전역 이후 수첩에 적은 글을 인터넷 게시판, 블로그, 남자친구를 군대에 보낸 여성이 모인 인터넷 카페에 올렸다. 한창 인기를 끌 때는 하루 조회수가 1만5000회도 넘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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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지금까지 써온 글을 바탕으로 심리학 이론이나 사례 등을 보완해 출간했다. 1장에서는 소대 세탁기는 왜 항상 고장이 나 있는지, 남의 보직이 나보다 훨씬 편해 보이는 이유 등 군 생활에서 생긴 궁금증을 심리학으로 풀어주고, 2, 3장에서는 선후임에게 인정받는 심리학 비결을 알려준다. 4장에는 군 생활을 알차게 보낼 수 있는 심리학 조언, 마지막 장에는 군대에서 애인과 헤어지지 않는 방법을 담았다. 여 씨는 “군대에선 일병 말이나 상병 초 때 헤어진다는 ‘일말상초’ 속설이 퍼져 있는데, 이러면 부정적인 피드백이 생겨서 헤어질 가능성이 더 커진다. 부대 후임들에게 그런 속설에서 자유로워지라고 충고해줬다. 인터넷에 비슷한 글을 올렸을 땐 특히나 ‘고무신’(군대 간 남자친구를 기다리는 여성)들의 지지가 많았다”고 했다.

여 씨의 지도교수는 ‘생각의 지도’를 쓴 리처드 니스벳 교수다. 니스벳 교수도 “자기가 활동하는 영역에 심리학을 접목한 건 잘한 시도”라며 격려했다고 한다.

“제 책을 읽고 군복무 중인 병사들은 군대가 시간 낭비란 생각을 버리고 세상을 보는 심리학적 안목을 키우고, 군 간부들은 병사들의 구체적 고민을 더 많이 이해해줄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여인택#군대#심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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