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남자가 사는법]CG광고사 파이시스 노의석대표

  • 입력 1999년 2월 21일 18시 42분


파이시스(PISCES). 점성학의 12개 별자리 중 물고기자리. 예술가적 기질이 풍부.

국내 정상급 CG(컴퓨터그래픽)광고회사 파이시스의 노의석대표(30). 2월에 태어나 물고기자리인 노대표는 회사이름을 자신의 별자리로 정했다. 그의 영문 이름은 랍 노(ROB RHO). 미국 유학시절 남들이 부르기 쉽다는 이유로 결정.

★비올땐 그레이플라넬★

그는 향수로 아침을 연다. 부쉬런 샤넬플레티움 임페니얼 로미오질리 그레이플라넬 클라이본느 등 50여개 향수 중 한가지를 고른다. 정장에는 지방시, 캐주얼에는 클라이본느나 샤넬 플레티움, 비올 때는 그레이플라넬….

옷은 향수에 맞춘다. 옷의 브랜드는 의미가 없다. 단, 정장을 해도 양말과 넥타이는 안쪽에 여자그림이 있는 것 등 재미있는 것을 고른다.

★스포티지→벤츠E클래스★

세금 포함 1억원짜리 벤츠E320을 3년째 타고 있다. 94년 귀국후 처음 구입한 차는 4륜구동 국산차. 친구들과 호텔에 각각 차를 몰고 갔다가 종업원으로부터 ‘미관상 안좋으니’ 지하로 내려가라는 ‘대접’를 받았다. “일행인데 무슨 소리냐. 국산차라고 무시하느냐”며 항의했지만 소용없었다. 그뒤 차를 바꿨다.

★요리는 즐거워★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 반드시 주방장을 만나 조리법을 배운다. 비법을 터득하기 위해 한달동안 매일 찾아간 음식점이 여러개일 정도. 그가 만든 오무라이스와 카레는 별미. 계란 흰자위의 실근육을 가위로 계속 끊어주며 우유와 함께 은은한 불에 데우는 것이 비법.

일주일에 한두번 직접 장을 본다. 영화 ‘로마의 휴일’에서 여배우 오드리 햅번이 타고 다닌 50㏄ 스쿠터 ‘피아지오’를 타고 슈퍼에 간다. 2백40만원 짜리.

서울 청담동 35평 아파트에 혼자 산다. ‘남자를 미안하게 만드는’ 현명한 여자가 좋다. 죽엽청주를 즐기고 나이트클럽도 좋아하지만 함께 갈 사람이 없어 중단한 상태. 소문난 영화광. 영화 LD만 5백장.

★시인과 테드 터너★

고교 1학년때 미국 유학. 보스턴 노스이스턴대 전자공학과 졸업. 어린 시절 꿈은 시인. 대학 1학년 때 발행한 시집 ‘그대 머리위로 떠도는 작은 조각구름으로 평생을 살고 싶은 까닭에’가 1만부 이상 팔렸을 정도. 유학시절 생활비를 보태기 위해 시작한 지역방송국 아르바이트가 그의 진로를 바꿨다. 그는 이제 자체 위성을 보유한 방송국을 세우겠다는 꿈을 갖고 있다. 그래서 요즘 돈 버는 일에 열심이다. 전공은 CG광고. 지난해 전경련이 선정한 홍보영화 CG부문에서 누비라와 레간자 승용차의 광고 등으로 대상을 차지. ‘가요 톱10’ 등 KBS의 각종 프로타이들과 CG제작을 거의 독식. 연간매출액은 20억원. 그의 아이디어와 역동성은 그의 독특한 생활에서 나온다.

그는 시간을 아끼고 또 아껴 쓴다. “잠자는 시간이 가장 아깝다. 죽으면 평생 누워있을 텐데….”

〈이호갑기자〉gd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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