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용기타]히틀러에 맞서다 옥에 갇힌 신학자, 연인 앞에서는 순정남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6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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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중연서/디트리히 본회퍼, 마리아 폰 베데마이어 지음/정현숙 옮김/402쪽·1만9000원/복있는사람

제2차 세계대전, 감옥에 수감된 연인, 18세의 나이 차…. 서로를 뜨겁게 사랑했던 독일의 한 쌍의 연인을 둘러싼 장애물은 어느 것 하나 만만한 것이 없었다. 서슬 퍼런 히틀러의 교회 탄압에 맞서 저항운동을 하다 수용소에 갇힌 신학자 디트리히 본회퍼와 그의 약혼자 마리아 폰 베데마이어의 이야기다.

목사이자 촉망받는 신학자이던 본회퍼는 30대에 들어 나치의 종교정책에 반대하는 ‘고백교회’에 몸담았다. 히틀러 암살 계획에 가담했다가 1943년 체포돼 1945년 교수형에 처해지기 전까지 그가 옥중에서 쓴 저서 ‘저항과 복종’은 현대 개신교에 큰 영향을 끼쳤다.

이 책에서는 신학자가 아닌 인간으로서 한 여자를 열렬히 사랑했던 그의 모습을 가까이서 볼 수 있다. ‘오래오래 당신을 포옹하고 사랑하게 해 달라’, ‘나를 제발 기다려 달라’는 편지 내용은 투사가 아닌 본회퍼의 새로운 모습이다. 하지만 나치가 항복하기 2주 전 본회퍼는 형장의 이슬로 사라져 두 사람의 사랑은 끝내 이뤄지지 못한다.

두 사람이 주고받은 친필 편지와 마리아가 소장한 사진들을 실어 이들의 이야기에 더욱 빠져들게 한다. 역사적 인물의 개인적 로맨스와 당시 나치 수용소의 모습, 전시 독일인의 생활상도 볼 수 있다. 본회퍼의 생애가 생소한 독자들을 위해 그의 연대기와 가족관계도 등을 부록으로 첨부해 이해를 돕는다.

최고야 기자 best@donga.com
#옥중연서#히틀러#본회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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