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책]소녀의 눈물로 꽃피운 일본군 위안소의 박꽃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8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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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꽃이 피었습니다/문영숙 글, 이영경 그림/32쪽·1만2000원/위즈덤하우스(6∼13세)


‘남태평양 추크섬 일본군 위안소가 있었던 자리에 박꽃이 핀다.’ 이 기사를 접한 저자는 일제에 끌려간 소녀들을 떠올렸다.

순이는 방직 공장에서 돈 벌게 해주고 공부도 시켜준다는 말에 몇 달간 배를 타고 추크섬에 왔다. 하지만 공장도, 학교도 없었다. 막사에서 군인들은 소녀들을 사납게 괴롭혔다. 탈출하려던 순이는 총에 맞은 뒤 가까스로 정신을 차린다. 그리고 고향에서 가져온 박씨를 우물가에 심는다. 하얀 무명옷을 입어 박꽃 같던 엄마를 떠올리며.

머나먼 땅에서 짓밟히고 스러져간 소녀들. 추크섬에서 피고 지는 박꽃은 어쩌면 이들의 영혼인지 모른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박꽃이 피었습니다#문영숙#일제 위안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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