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집기 한판] 778.9km 극한의 레이스 ‘투르 드 코리아…관전포인트는?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6월 12일 15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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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유일의 국제사이클연맹(UCI) 대회 ‘투르 드 코리아 2017’ 개막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2007년 출범해 올해로 11회 째를 맞은 투르 드 코리아(TDK)는 14일 여수를 출발해 5일 동안 총 778.9km의 코스에서 국내외 20개 팀(해외 팀 14개, 국내 5개) 선수 120명이 각축을 벌인다. 2014년 UCI 아시아 투어 2.1등급으로 승급된 이후 최고의 평가를 받으며 등급을 유지하고 있는 TDK 올해 대회에는 전 세계에 22개 밖에 없는 프로 콘티넨털 팀이 5개나 참가한다.

도로 사이클 레이스는 하루에 200km 안팎을 달린다. 언뜻 보면 모든 선수가 선두에 나서기 위해 페달을 밟는 것처럼 보이지만 워낙 긴 거리를 달리기 때문에 힘 조절은 필수다. 대개 막판 스퍼트 시간을 빼고는 ‘작전’에 따라 철저히 팀플레이를 한다.

작전은 구기종목처럼 크게 ‘공격’과 ‘수비’로 나뉜다. ‘공격’은 레이스 도중 한 명 또는 여러 명의 선수가 펠로통(Feloton)이라 불리는 메인 그룹에서 이탈해 앞으로 나가는 것을 말한다. 레이스 초중반에는 주로 상대 팀 페이스를 교란하려는 목적으로 시도된다. ‘수비’는 누군가 공격을 했을 때 따라 붙는 것을 의미한다. 작전은 팀 카를 타고 선수들을 따라 다니는 감독이 도로 상황과 바람 등 그때그때 상황에 맞춰 지시한다. 선수들은 귀에 꽂은 이어폰을 통해 작전을 듣는다.

정상급 팀들의 실력이 엇비슷한 선수들이 선두 자리를 놓고 치열한 공격과 수비를 벌이는 동안 다른 선수들을 바람막이 삼아 힘을 비축해 놓은 무명 선수가 ‘깜짝 공격’을 시도하기도 한다. 이럴 때 감독은 보통 에이스를 쉬게 하고 순위에 크게 연연하지 않는 선수를 ‘희생타’로 내보낸다. 각 팀의 리더는 웬만해서는 레이스 도중 앞으로 나서지 않는다. 바람을 덜 맞아야 힘을 덜 쓰기 때문에 다른 팀원들의 ‘엄호’를 받다 막판 스퍼트 순간이 오면 전력을 다해 순위 싸움을 한다.

TDK처럼 여러 날을 달리는 도로 사이클 대회는 각 구간이 끝날 때마다 저지(Jersey·경기용 셔츠) 시상식을 한다. 개인종합 1위는 옐로, 산악구간은 레드 폴카 닷(빨간 물방울), 스프린트는 블루, 23세 미만 선수 가운데 가장 기록이 좋은 선수는 화이트 저지다. 둘째 날부터는 구간 기록을 합산해 결정하는데 선수들은 전날 시상식에서 받은 저지를 다음 날 입고 달린다. 누가 개인종합 우승후보인지, 누가 산악에 강한 ‘강철 심장’의 소유자인지는 저지를 보면 안다.

올해 대회는 TDK 홈페이지, 유튜브, 네이버 등 온라인 채널을 통해 전 구간을 LTE 생중계로 감상할 수 있다. 이전까지는 기술상의 문제로 비용이 많이 드는 해외 촬영팀을 운영했지만 올해는 그동안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우수한 실력을 갖춘 국내 전문 미디어팀이 중계를 맡았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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