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영 기자의 보너스 원샷]김선형-오세근, KBL 용서는 받았지만…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1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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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3라운드 분위기가 복잡 미묘하다. 불법 스포츠 도박을 한 것으로 드러나 한국농구연맹(KBL)으로부터 20경기 출전 정지 처분을 받았던 국가대표 김선형(27·SK)과 오세근(28·KGC)의 복귀 때문이다. 오세근은 14일 삼성과의 경기에 나섰다. 김선형은 21일 경기부터 출전한다.

두 구단의 팬들로선 반가운 일이지만 KBL의 징계 수위가 적절했는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논란이 일고 있다. 김선형과 오세근은 국가대표여서 팬들로부터 더 많은 비난을 받고 있다.

‘솜방망이 징계’라는 비난 속에 코트로 복귀한 김선형과 오세근은 심적으로 상당히 위축돼 있다. 최근 경기 용인시 처인구에 있는 중증 장애인 거주시설에서 사회봉사를 하던 김선형은 취재진을 피했다. 7연패 중인 문경은 SK 감독도 “누가 다시 온다고 잘되는 것은 아니다”며 김선형이 부각되는 것을 부담스러워했다.

오세근도 마찬가지다. 출전 정지 기간에도 꾸준히 연습을 했던 오세근이지만 엄청난 심리적 압박감에 14일 삼성과의 경기를 끝낸 뒤 다리를 절 정도로 힘들어했다. KGC 김성기 사무국장은 “아직 비난 댓글도 많고, 여론도 싸늘하다. 본인 스스로에게도 ‘주홍글씨’가 남아 있지 않겠나”라며 “경기를 치르면서 치유해야 하는데 아직 부담이 큰 것 같다”고 말했다. 오세근은 7월 결혼 이후 곧바로 일이 터져 더욱 의기소침해 있다.

그래서인지 김선형과 오세근은 여전히 코트 밖을 향해 마음을 쓰고 있다. 아직 반겨주는 팬보다 냉정한 팬이 많으니 당연하다. 16일 장애인 시설에서 먼저 60시간의 사회봉사를 끝낸 김선형은 사회봉사 이행 시간과는 관계없이 계속 시설을 찾을 것이라는 의사를 밝혔다. 봉사 기간 내내 자신을 쫓아다닌 한 장애인이 눈에 밟혔다고 했다.

구단 관계자들에게 “마음의 짐이 많다”는 심정을 털어놓은 오세근은 14일 경기부터 매 경기 리바운드, 블록슛 수에 따라 기금을 모아 자신이 둘러봤던 사회공헌기관 등에 기탁하기로 했다. 기금을 마련해줄 스폰서도 찾았다. 지난주부터는 서울의 한 농아 시설에서 사회봉사를 시작했다. 아내도 동참했다.

징계 수위에 대한 논란은 계속될 것이다. 김선형과 오세근이 반성과 지속적인 봉사 활동만이 신뢰를 회복하는 유일한 대안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는 것도 의미가 있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김선형#오세근#불법 스포츠 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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