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비키니]1승에 2억7717만원… 또 헛돈 쓴 한화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2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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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가장 비효율적으로 돈을 쓴 프로야구 구단은 어디일까요?

 숫자를 보지 않고도 정답을 아는 분이 적지 않을 겁니다. 네, 정답은 한화입니다. 한화가 올해 1승을 거두는 데 쓴 평균 인건비는 2억7717만 원입니다. 10개 구단 전체 평균(1억7330만 원)보다 1억 원이나 많은 금액입니다. 한화는 4년 연속 인건비를 가장 비효율적으로 쓴 팀이 됐습니다.

 한화의 인건비 상승률도 평균 이상입니다. 올해 10개 구단이 1승을 거두는 데 지출한 평균 인건비는 지난해 1억4907만 원에 비해 16.3% 올랐습니다. 그런데 한화 인건비는 지난해(1억9789만 원)보다 40.1%나 올랐습니다. 선수와 코칭스태프의 몸값 총액(약 183억 원)은 지난해(약 135억 원)보다 50억 원 가까이 올랐는데 승수(66승)는 지난해(68승)보다 오히려 줄어서 생긴 일입니다.

 내년에는 달라질까요? 한화는 내년 연봉 협상을 아직 시작도 하지 않았습니다. 계약서에 도장을 찍지 않은 선수가 10명 미만인 구단도 적지 않다는 걸 감안하면 특이한 상황입니다. 한화 구단 사정을 잘 아는 관계자는 “한화에는 자유계약선수(FA)를 비롯해 비공식적인 다년 계약 선수도 많아 연봉 협상 대상자는 오히려 적은 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한화는 내년에도 ‘몸값 거품’을 빼기가 쉽지 않아 또다시 비효율 구단으로 불릴지 모릅니다. 이 관계자는 “이번 겨울은 비활동기간이 길어져 1월이면 해외로 개인 훈련을 떠나는 선수가 적지 않을 것이다. 연봉 계약을 하지 않은 선수가 제대로 훈련할 수 있겠나. 계약이 늦어질수록 선수와 팀 모두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며 “일부 한화 선수들은 ‘구단에서 연락 올 때가 됐는데 왜 안 오냐’며 술렁이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한국야구위원회(KBO) 야구 규약에 따르면 비활동기간은 1월 31일까지지만 각 구단은 그 동안 1월 15일 전후로 전지훈련을 떠났습니다. 하지만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에서 내년부터 비활동기간을 철저하게 지키겠다는 방침을 발표하면서 내년에는 전지훈련 출발 시기가 2월 1일 이후로 늦춰지게 됐습니다. 한화 구단에서 이를 두고 ‘연봉 협상을 할 수 있는 시간 여유가 생겼다’고 착각하고 있는 건 아니겠지요?

 거꾸로 가장 효율적으로 인건비를 쓴 구단은 넥센이었습니다. 넥센은 원래 효율적인 구단이었지만 올해는 외국인 투수 두 명이 효율을 더 높여줬습니다. 밴헤켄(37)은 공식적으로 넥센에서 연봉을 한 푼도 받지 않고 뛰었으니 이번 조사 때도 0원으로 계산했습니다. 넥센에서 방출된 피어밴드(31) 역시 후반기에 그를 영입한 kt에서 “잔여 연봉을 책임지겠다”고 발표했기 때문에 넥센 60%, kt 40%로 나눠서 계산했습니다. 나머지 외국인 선수는 관례에 따라 시즌 중반에 팀을 떠나도 연봉을 전액 지급한 걸로 계산했습니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외국인 선수 몸값이 가장 많이 올랐습니다. 지난해 10개 구단의 외국인 선수 몸값 평균은 약 22억 원이었는데 올해는 약 34억 원이 됐습니다. 현재 돌아가는 분위기로 보면 내년에는 외국인 선수 몸값이 더 오를 것으로 보입니다.

황규인 기자 페이스북 fb.com/bigkini
#야구#한화 이글스#인건비#몸값 거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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