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봉의 야구읽기]마무리는 아낄수록 좋다

  • 입력 2001년 8월 13일 18시 20분


요즘 프로야구는 플레이오프 마지막 티켓을 차지하기 위한 중하위 5개 팀의 4위 다툼과 삼성과 현대의 정규리그 우승 경쟁으로 경기마다 1승을 향한 총력전이 계속되고 있다.

그만큼 마무리 투수의 역할이 절대적인 상황이다.

그러나 최근 마무리 투수들의 등판을 보면 각 팀이 눈앞의 1승에 너무 목말라하고 있는 것 같아 아쉽다.

LG 신윤호는 11일 잠실 기아전에서 팀이 5-4로 앞선 7회 2사 1루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랐다. 신윤호는 전날 기아전에도 2이닝 동안 40개의 공을 던지며 세이브를 따낸 상태였기에 이날 등판은 너무 일렀다는 지적이 많았다. LG구단의 홈페이지에도 많은 팬이 구위가 좋은 김민기를 좀더 놔두었으면 하는 아쉬움을 나타냈고 신윤호의 잦은 등판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높았다. 이날 신윤호는 기아 이종범에게 2점짜리 홈런을 맞아 패전의 문턱까지 갔지만 타선의 도움으로 씁쓸한 구원승을 챙겼다.

마무리 투수이면서 12승으로 다승 선두를 달리고 있는 신윤호는 시즌 내내 무리한 등판을 하고 있지만 강한 정신력과 체력을 바탕으로 LG를 잘 지켜내고 있다. 하지만 7위 LG와 4위 한화의 승차가 2.5경기에 불과하고 앞으로 LG는 39경기나 남았다. 갈 길이 먼 LG로서는 팀 전력의 중심인 신윤호의 투구 이닝을 좀더 줄여야 한다.

한화 마무리 조규수도 12일 두산전에서 투구수 55개를 기록할 만큼 혹사당하고 있다. 삼성 김진웅은 9연속 구원 성공을 기록하며 확실하게 팀 승리를 지키고 있지만 팀이 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마운드에 오르는 등 무리하게 투입되고 있다. 최근 현대가 흔들리고 있는 이유도 잦은 등판에 시달린 마무리 신철인의 부진 탓이다.

마무리 투수는 그 중요성만큼이나 소중한 관리가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

이효봉/야구해설가 hyobong7@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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