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봉의 야구읽기]'수술 이후'가 더 중요하다

  • 입력 2001년 6월 18일 19시 02분


한화 이상목이 12일 팔꿈치 통증으로 1군 엔트리에서 빠졌다.

시즌 초 내리 5승을 따내며 한화 돌풍의 일익을 담당했지만 최근 한달 사이에 5연패를 당했다. 그는 지난달 18일 삼성전부터 팔꿈치에 통증을 느꼈다고 한다. 지난해 4월 어깨수술을 한 뒤 성공적인 복귀를 했지만 이번에는 어깨가 아닌 팔꿈치가 아파 다시 공을 놓았다.

10년 전만 하더라도 어깨나 팔꿈치 수술은 선수생명을 담보로 하는 결단력이 필요했지만 요즘엔 많은 투수가 두려움 없이 수술을 하고 있다. 손민한 염종석 문동환(이상 롯데), 장문석 최향남(이상 LG), 박충식 이대진(이상 해태), 이상목(한화) 등이 최근 몇 년 사이 어깨와 팔꿈치 수술을 한 대표적인 선수들이다.

여기에서 짚고 넘어갈 것은 과연 이들이 완벽한 준비를 하고 마운드에 섰느냐 하는 점.

선발투수라면 전력으로 2000개 이상의 공을 던지고 난 뒤 전혀 통증을 느끼지 않았을 때 마운드에 서야 한다. 그래야만 수술부위에 대한 부담 없이 자신 있게 공을 던질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국내투수들은 열악한 팀 사정으로 급하게 1군에 올라간다. 결국 공 하나하나에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고 마침내 이러한 조급함이 부상으로 연결되는 악순환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수술 후 재발 없이 성공한 대표적인 케이스로 꼽히는 정민태(요미우리 자이언츠)가 태평양 시절인 92년 팔꿈치를 수술하고 복귀까지 2년을 기다린 사실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수술한 투수들은 복귀 첫 해를 적응기로 생각해야 한다. 무리한 투구는 절대 금물이다. 그런 의미에서 지난해 수술한 롯데 문동환과 염종석, 해태 이대진이 올 시즌을 부상 없이 마무리하기를 기원한다.

이효봉/야구해설가 hyobong7@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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