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엿보기]제1,2선발의 의미

  • 입력 2001년 3월 2일 15시 59분


지난 시즌 트레이드 데드라인 전까지 가장 관심을 끄는 선수는 단연 커트 실링이었다. 당시 실링의 소속팀 필라델피아는 지구내에서 최하위를 달리고 있어 포스트시즌 진출이 이미 물건너간 상태였고 실링을 트레이드 할것이라는 소식이 나오자 포스트시즌 진출에 안간힘을 쓰고있는 몇몇 팀들은 확실한 에이스감인 실링을 영입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었다.

결국 실링은 4명의 선수와 트레이드 되며 애리조나로 이적했고 당시 샌프란시스코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던 애리조나에게 실링의 합류는 그야말로 천군마마를 얻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실링이 애리조나에 가세한 이후,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서부지구 판도에 대해 애리조나가 라이벌 샌프란시스코를 제치고 선두에 복귀하며 결국은 지구 우승을 차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것은 애리조나가 랜디 존슨과 실링이라는 최고의 원, 투 피칭펀치를 보유함으로 얻어지는 시너지 효과에 높은 점수를 주었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애리조나는 실링 영입에 따른 시너지 효과를 기대만큼 누리지 못하며 지구 3위로 시즌을 마감하고 말았지만 확실한 1, 2선발투수의 존재는 소속팀을 그만큼 강팀으로 만드는데 있어 필수적이라는 것만은 분명한 사실이다.

자, 그렇다면 확실한 1. 2선발을 보유한 팀들은 그만큼 강팀으로 인정받고 있을까? 이것은 지난 시즌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던 8개팀들의 1, 2선발 투수의 성적을 살펴보면 이들의 존재가 왜 필수적인지를 쉽게 알 수 있다.

애틀란타 - 탐 글래빈(21승 9패, 3.40), 그렉 매덕스(19승 9패, 3.00)

뉴욕 메츠 - 마이크 햄튼(15승 10패, 3.14), 알 라이터(16승 8패, 3.20)

세인트루이스 - 데릴 카일(20승 9패, 3.91), 가렛 스테판슨(16승 9패, 4.49)

샌프란시스코 - 리반 에르난데스(17승 11패, 3.75), 션 에스테스(15승 6패, 4.26)

시카고 화이트삭스 - 제임스 볼드윈(14승 7패, 4.65), 마이크 시롯카(15승 10패, 3.79)

뉴욕 양키즈 - 로저 클레멘스(13승 8패, 3.70), 앤디 패팃(19승 9패, 4.35)

오클랜드 - 팀 허드슨(20승 6패, 4.14), 캐빈 에이피어(15승 11패, 4.52)

시애틀 - 애런 실리(17승 10패, 4.51), 제이미 모이어(13승 10패, 5.49)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뉴욕 양키즈, 양키즈의 월드시리즈 상대였던 뉴욕 메츠뿐만이 아니라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8개팀은 모두 확실한 원, 투 피칭펀치를 보유하고 있었다.

물론 이들의 활약만으로 이들의 소속팀이 좋은 성적을 올린 것은 아니다. 위에서 살펴본 애리조나의 경우도 그렇고 박찬호가 소속되어 있는 LA 다저스를 살펴봐도 확실한 2명의 투수를 보유한다고 해서 반드시 지구우승을 차지하거나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확실한 에이스와 그에 버금가는 또 다른 투수를 보유하고 있는 팀이라면 그만큼 강팀으로 인정받게 되고 보다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는 가능성도 높을 것이다.

그렇다면 올시즌 최강의 원, 투 펀치를 보유하고 있는 팀은 어디일까?

가장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팀은 이번 스토브리그 기간 동안에 특급투수 마이크 무시나를 영입한 뉴욕 양키즈이다. 양키즈는 기존의 클레멘스에 이어 무시나를 2선발로 내세우면서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강력한 원, 투 펀치를 보유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시즌 기대만큼의 활약을 선보이지 못했지만 랜디 존슨, 커트 실링을 보유한 애리조나도 유력한 후보다. 존슨이야 자타가 공인하는 메이저리그 최고의 좌완투수이고 역대 2번의 탈삼진 타이틀을 차지한 실링도 한시즌 15승 이상은 무난이 달성할만한 만한 구위를 지니고 있다.

매덕스와 글래빈을 보유한 애틀란타, 캐빈 브라운과 박찬호가 버티고 있는 LA 다저스도 위의 두팀 못지 않는 막강한 원, 투 펀치를 보유했다. 매덕스와 글래빈의 경우 이들이 비록 몇 년전인 전성기때 만큼의 위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지만 여전히 생산력있는 투구에다가 좌우 콤비라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으며 다저스의 경우 박찬호가 아직은 특급투수라고 불리기에는 다소 미홉한 점이 많지만 브라운의 역량과 박찬호의 가능성을 고려하면 올시즌에는 최고의 1, 2선발 투수를 보유한 팀으로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다.

이밖에 데이빗 웰스가 가세해 제임스 발드윈과 짝을 이룰 시카고 화이트삭스, 이번 스토브리그 동안 엄청난 돈을 투자해 마이크 햄튼과 데니 네이글을 영입한 콜로라도 그리고 릭 엔키엘의 성장이 돋보이는 세인트루이스도 최고의 1, 2 선발투수를 보유한 팀으로 인정받고 있다.

이상으로 언급한 팀들의 공통점은 이들이 모두 올시즌 지구 우승 내지는 포스트시즌 진출이 유력한 팀이라는 점이다. 즉 다시말해 최고의 1, 2선발을 보유했다는 것은 그만큼 포스트시즌 진출에 바짝 접근해 있다는 사실을 의미하고 있는 것이다.

김용한/동아닷컴 객원기자 from007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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