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레슬링]레슬링 카렐린,무패신화 깨졌다

  • 입력 2000년 9월 27일 23시 21분


‘시베리아의 불곰’ 알렉산데르 카렐린(33)의 13년 무패 신화가 마침내 막을 내렸다.

27일 시드니 달링하버 전시홀에서 열린 레슬링 그레코로만형 130kg급 결승전.

백전노장 카렐린은 이번 대회에 혜성처럼 나타난 미국의 루론 가드너와 연장까지 가는 접전을 벌였으나 3분30초에 실점한 1점을 끝내 만회하지 못하고 0―1로 패배해 올림픽 4연패 꿈이 무산됐다.

카렐린은 ‘구소련―독립국가연합―러시아’로 유니폼을 바꿔가며 88서울, 92바르셀로나, 96애틀랜타 등 올림픽에서만 레슬링 사상 처음으로 3연패를 달성했고 12년 동안 단 한번의 패배도 없이 세계선수권을 9차례나 제패한 레슬링의 ‘살아있는 전설’.

그러나 이번 대회에서 세월의 흐름은 어떻게 해볼 도리가 없는 듯 상대방을 안아 거꾸로 메어던지는 ‘카렐린 리프트’도 제대로 한 번 선보이지 못한 채 마지막 무대를 아쉽게 장식하고 말았다.

카렐린은 이날 가드너를 상대로 패시브 공격때 몇 차례 득점 기회를 맞았으나 거구의 상대를 들기엔 너무도 벅차 보였다. 결국 1피리어드가 득점없이 끝나 클러치 상태로 시작한 2피리어드 30초때 그립을 풀면서 벌점을 받은 게 돌이킬 수 없는 치명타가 되고 말았다.

카렐린은 96애틀랜타올림픽 직후 28세의 나이에 중장으로 특진해 러시아군 현역 장성 가운데 최연소 기록을 세웠고 현재는 시베리아의 산업도시이자 자신의 고향인 노보시비르스크를 대표하는 하원의원으로 활약하고 있다.

<시드니〓배극인기자>bae215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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