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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은영의 부모마음 아이마음]〈71〉‘나와 다름’은 자연스럽다고 가르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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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은영의 부모마음 아이마음]〈71〉‘나와 다름’은 자연스럽다고 가르쳐야

오은영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소아청소년클리닉 원장입력 2019-02-27 03:00수정 2019-02-27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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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을 흘깃거릴 때
일러스트레이션 김수진 기자 soojin@donga.com
오은영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소아청소년클리닉 원장
얼마 후에 초등학교에 들어가는 은서는 태어날 때부터 얼굴에 큰 점이 있었다. 좀 크면 없애줄 생각이지만 엄마는 은서가 그 점으로 인해 학교에서 놀림을 받지나 않을까 늘 걱정이다.

도대체 아이에게 뭐라고 가르쳐줘야 할까? 누가 뭐래도 아이 자신이 당당해야 한다. 그러려면 평소 아이를 귀히 여겨주고, 아이가 자신과 다른 아이의 다름을 당당하게 생각하도록 키워야 한다. “이건 네가 잘못한 것도 아니고, 누가 잘못한 것이 아니야. 나쁜 것도 아니고. 이런 경우가 좀 있대. 아빠도 여기 점 있잖아. 이게 좀 커진 거야. 지금은 성장 중이라 뺄 수 없지만 다 자라면 뺄 수도 있어.” 아이의 나이에 맞게 의학적인 설명도 해준다.

흘깃거리는 사람은 당연히 있을 수 있다. 부모가 그들 모두를 통제할 순 없다. 아이에게 미리 그런 사람들이 있을 수 있음을 알려주는 편이 낫다. “흘깃거리는 사람도, 쳐다보는 사람도 있을 수 있어. 하지만 너에게 직접적으로 나쁘게 대하지 않는다면 중요하게 생각하지 마. 그 사람 마음은 우리가 모르는 것이고, 그 사람이 무슨 마음인지 알 필요도 없어. 그냥 그런 사람도 있는 거야.” 이렇게 준비를 시켜주는 것이 좋다.


“세상에는 별 사람이 다 있어. 그런데 평소에 생각을 많이 하는 사람은 그런 행동을 안 하긴 해. 그건 그 사람이 고쳐야 하는 면이야. 그 사람이 미성숙한 거야. 너의 문제는 아니야. 그냥 너는 네가 얼굴을 알고 있고, 인사를 나누고, 평소에 대화를 나누고, 너와 가깝게 지내는 사람에게 소중한 사람이면 되는 거야”라고 말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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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에게 “너를 흘깃 본 사람이 평소에 알던 사람이야?” 하며 물어보기도 한다. 아이가 “아니”라고 말하면 “너, 그 사람 이름 알아?”라고 물어준다. 아이가 “몰라” 하면 “그런 사람들의 눈빛은 신경 쓰지 않겠다고 생각해야 해”라고 말한다. 아이가 이런 말을 어려워할 때는 “이런 사람도 있고 저런 사람도 있는데 이 세상에서 엄마는 너를 제일 사랑해. 엄마가 너를 제일 사랑해주면 된 거지 뭐” 이렇게 말해줘도 된다.

친하지는 않지만 알고 있는 아이들이 흘깃거릴 수도 있다. 그럴 때는 “너를 대놓고 놀리거나 비하하는 말들을 하지 않으면 그냥 넘어가 줘. 그게 네가 이기는 거야. 네 마음이 더 넓은 거야”라며 조언도 해준다.

미성숙한 인간은 자기와 비슷하지 않은 것을 확인하려는 습성이 있다. 꼭 비하하는 의미는 아니다. 원시시대부터 늘 공격을 받아왔기 때문에 비슷하지 않으면 확인하려 하는 것이다. 지나치게 키가 커도 작아도 쳐다본다. 지나치게 뚱뚱해도 말라도 쳐다본다. 옷을 너무 특이하게 입어도 쳐다본다. 자기와 비슷하지 않으면 본능적으로 자기에게 위험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흘깃거리는 것에는 사실 너무나 많은 의미가 있다.

아이에게 이런 말도 해줘야 한다. “다른 사람이 궁금할 수도 있을 거야. 궁금해서 물어볼 때는 당당하게 말을 해주는 것이 너에게 도움이 돼.” 유아기나 초등학생 때는 악의 없이 “너 왜 그렇게 생겼어?”라고 물어볼 수도 있다. “글쎄, 이런 게 없어져야 하는데 있네. 그런데 너 이 점 때문에 내 이름은 잊어도 얼굴은 안 잊어버리겠네. 그런 면에서는 나쁘지 않네”라고 말하라고도 가르쳐준다. 친한 아이들에게는 “요즘은 의학이 발달해서 이거 뺄 수 있대. 성장이 다 끝나면 뺄 거야. 오∼ 근데 너도 점 있네. 그게 커진 거야”라고도. 솔직하게 “뭐 속상할 때도 있어. 이게 없으면 더 잘생기지 않았겠냐?”라고도 말할 수 있게 연습을 시킨다.

무엇보다 우리 어른들이 정말 조심해야 한다. 아이들은 본능적으로 흘깃거리고 물을 수도 있지만, 어른들은 이미 많은 경험을 통해서 알고 있다. 굳이 흘깃거리면서 확인할 필요가 없다. 따라서 어른들은 그런 행동을 해서는 안 된다. 그리고 내 아이에게 그런 친구를 흘깃거리면서 보지 않도록 가르쳐야 한다. 그것이 인간의 기본 도리이며, 상대에 대한 예의라는 말을 해줘야 한다. “너희 반에 은서는 조금 다른 면이 있지? 그 친구를 자꾸 뚫어지게 보지 않는 것이 예의야. 그 친구는 그런 것이 힘들 수도 있어. 어릴 때부터 그런 사람이 많았을 수 있거든. 우리는 같은 반 친구니까 더욱이 그런 행동을 해서는 안 돼.”

아이가 장애가 있거나 다른 아이와 모습이 다를 때 부모가 갖는 고통은 너무나 크다. 그 부모들은 아이에 대한 미안함과 죄책감, 마음의 부담을 평생 안고 살아간다. 그 아이를 낳고 키우는 과정에서 얼마나 마음이 힘들었을까. 도와주지는 못할망정, 그 힘든 것에 우리는 1도 더 보태면 안 된다. 어른이라면 그렇게 생각하고, 내 아이도 그렇게 가르쳐야 한다.
 
오은영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소아청소년클리닉 원장
#육아#아이 교육#남을 흘깃거리는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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