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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카미야의 東京小考]위안부 문제 합의에 혼을 넣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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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카미야의 東京小考]위안부 문제 합의에 혼을 넣자

와카미야 요시부미 일본국제교류센터 시니어펠로 전 아사히신문 주필입력 2016-01-07 03:00수정 2016-01-07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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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뇌의 결단 내렸지만 반발에 부닥친 朴대통령
지금 무엇보다 시급한 건 위안부 할머니들의 마음 풀어드리는 것
현장 찾았던 모친 떠올리길
日 정부와 국민도 합의 존중하는 언행 힘써야
와카미야 요시부미 일본국제교류센터 시니어펠로 전 아사히신문 주필
배계(拜啓) 박근혜 대통령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대통령 취임으로부터 곧 3년이 되는군요. 우연히 같은 시기에 신문사를 퇴직한 뒤 서울과 부산의 대학에도 적을 두면서 한국과의 인연을 깊이 해온 제게도 지난 3년은 귀중한 체험의 연속이었습니다.

그동안 양국 간에는 차디찬 관계가 계속되었기에 이 칼럼에서는 대통령에 대해서도 종종 쓴소리를 해왔습니다. 언론인의 한 사람으로서 앞으로도 이런 결례를 용서해 주시길 바랍니다만, 오늘만큼은 우선 대통령의 결단을 기리고 싶습니다.

연말에 한일 외교장관 회담에서 합의된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책 얘기입니다. 물론 덮어놓고 기뻐하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피해 할머니들과 지원 단체로부터 강한 반발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어 앞으로가 중대한 국면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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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라면 그분들의 납득도 얻은 후에 정부 간 합의에 이르러야 했지만 너무나 복잡한 정치 문제가 된 사안이었습니다. 시간적으로도 절박했기 때문에 반발도 각오하면서 큰 결단을 내렸을 겁니다. 필시 힘들었을 것이라고 마음을 헤아리고 있습니다.

일본에 너무 양보했다는 비판이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일본에서는 이 문제에 완고한 태도를 취해 온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를 칭찬해 온 사람들이 실망하면서 총리를 “매국노”라 욕하는 소리까지 들립니다. 그도 그럴 만합니다. 처음으로 일본 정부 스스로가 “책임을 통감한다”고 명언했고 아베 총리도 처음으로 “마음으로부터의 사과와 반성”을 표명했기 때문입니다. ‘법적 책임’과 ‘배상’이라는 말은 사용하지 않았지만 정부 책임의 증거로 10억 엔을 전액 국가 예산에서 내기로 했습니다. 과거 아베 총리의 입장에서 보면 놀라운 변화, 아니 획기적인 진전이라고 말하는 게 옳을 것입니다.

이는 박 대통령의 강한 의지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국제사회도 가담시켜 끈질기게 일본의 결단을 압박한 데다 어렵사리 실현된 지난해 가을 한일 정상회담에서 국교 정상화 50년인 연내 해결을 강하게 촉구했기 때문입니다. 이를 위해 한국도 양보할 것은 양보하기로 결심하고 “최종적으로 불가역적”인 합의를 단행한 것이겠죠.

지금 자신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를 들으며 대통령은 50년 전 아버지가 받은 “굴욕 외교”라는 비판을 회상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때 여론은 지금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반발이 거셌습니다. 그래도 아버지는 “이것이 올바른 길인지 여부는 후세의 판단에 맡긴다”며 한일 국교 정상화를 추진했습니다. 이 길이 틀리지 않았다는 확신, 또한 당시 남겨진 과제를 해결하는 것이야말로 자신의 사명이라는 생각이 대통령을 그 방향으로 움직였던 것이 아닐까요.

다만 당시와는 달리 이제는 군과 치안 조직의 힘으로 다른 의견을 봉쇄할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필요한 것은 말과 행동의 힘입니다. 그래서 기억해야 할 분은 어머님, 육영수 여사입니다. 넓은 관용의 마음으로 특히 불우한 사람들에게 사랑을 쏟아 ‘국모(國母)’로 불렸던 분이었죠.

지금 무엇보다 시급한 것은 위안부 할머니들의 마음을 풀어드리는 것입니다. 그 점에서 보육원이든 한센병 환자 시설이든 어디로든 향하던 어머님의 모습이 도움이 될 것입니다. 또한 10억 엔으로 만드는 재단이 수많은 슬픔을 헛되게 하지 않아야 돌아가신 할머니들도 편히 눈을 감을 수 있을 것입니다. 지원 단체도 함께 협의해 이 재단에 혼을 불어넣어 줬으면 합니다.

대사관 앞거리의 소녀상 건입니다만, 그 이전은 약속되지 않았습니다. 이전이 10억 엔 거출(醵出) 조건이라는 일본에서의 보도는 정확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역시 소녀상은 보다 적합한 장소로 옮길 수 없는 걸까요. 그렇게 하면 위안부의 슬픔에 공감하는 일본인도 거리낌 없이 소녀상 앞에서 기도를 바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 날이 오기 위해서는 일본 정부도, 국민도 합의 정신에 혼을 넣는 말과 행동이 필요합니다. 저도 그런 자계(自戒)의 마음을 갖고 있다는 점을 마지막으로 덧붙이고 싶습니다.

그럼 대통령의 건승을 진심으로 기원하며 붓을 놓습니다.

와카미야 요시부미 일본국제교류센터 시니어펠로 전 아사히신문 주필


#위안부#아베#소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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