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꾼 포커스/조창현]대통령 저격 패러디

  • 입력 2005년 4월 20일 18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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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에게 총을 겨누는 패러디가 인터넷에서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인터넷 ‘독립신문’은 17일 “김정일 정권은 쉽게 무너지지 않을 것이며 그렇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노 대통령의 미간을 한 저격수가 정조준하며 “한번만 더 민족의 원수 김정일 두둔했다간 니(네) 머리에 총알을 박아버리겠다”고 하는 패러디 만평을 내보냈다. 이 만평은 삽시간에 인터넷 각 사이트에 퍼져 패러디의 한계에 대한 논쟁에 불을 붙였다.

이해찬 국무총리가 다음 날 “아무리 사이버상이라고 하지만 표현의 자유를 넘은 사이버 저격행위”라며 검찰에 신속 대응을 주문하자 논쟁은 더욱 뜨거워졌다.

많은 누리꾼들은 “패러디일 뿐 문제될 게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누리꾼 ‘sunny31’은 “대통령도 실정하면 조롱의 대상이 될 수 있다. 표현의 자유는 헌법에서 보장하는 것인데 검찰에서 수사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주장했다. ‘wangsimsul’도 “국가원수도 정치인이고 국민의 한 사람일 뿐이다. 높은 데 있다고 생각 말라. 그것이 벌써 권위의식”이라고 꼬집었다. 반면 “도를 넘었다”는 누리꾼도 상당수 있었다.

‘bitmaroo’는 “국민 다수의 지지를 받아 선출된 대통령의 권위는 차치하고 자연인에게도 총을 겨누는 일은 모독이자 폭력”이라고 주장했다. ‘woongjung’도 “대통령을 자기가 원하지 않는다고 해서 그런 식으로 표현하는 것은 잘못이다. 부모도 자기 마음에 맞지 않으면 모독할 것인가”라고 말했다. 논쟁이 거세지자 한 포털사이트는 ‘누리꾼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여론조사에는 20일 현재 모두 5500여 명이 참가해 57%는 ‘표현의 자유’, 41%는 ‘국가원수 모독’이라고 응답했다.

조창현 동아닷컴 기자 cc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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