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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이 연 언택트 세계… 새 경제 질서에 대비해야[광화문에서/염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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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이 연 언택트 세계… 새 경제 질서에 대비해야[광화문에서/염희진]

염희진 산업2부 차장 입력 2020-03-20 03:00수정 2020-03-20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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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희진 산업2부 차장
초중고교 개학 연기로 대다수 학원이 휴강된 가운데 일부 학원은 새로운 돌파구를 찾았다. 바로 ‘언택트’ 강의다. PC나 스마트폰에 애플리케이션(앱)을 깔면 수강생을 회의방으로 초대해 생방송 강의를 할 수 있다. 강의 내용은 녹화돼 언제든 복습할 수 있고 숙제 검사도 온라인으로 가능해 수강생 만족도가 높은 편이다. 미국 화상회의 솔루션 제공업체 줌(Zoom)은 이 시장을 파고들었다. 줌의 시스템은 강의 분야뿐만 아니라 국내 기업에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접촉(contact)을 피한다는 뜻의 언택트는 1인 가구가 늘고 혼자에 익숙한 문화가 확산되며 시작됐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지난해 리포트를 통해 “혼자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누리는 것을 넘어 행복의 순간을 타인에게 방해받고 싶지 않다는 욕구의 결과”라고 분석했다. 여기에 최저임금 인상이 더해지며 유통업과 음식점, 숙박업은 이에 대응하기 위해 무인시스템을 속속 도입했다. 동네 패스트푸드점에 무인계산대가 도입된 것도 최근 몇 년 새 벌어진 일이다.

그런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퍼지며 일부 분야에서 이뤄졌던 언택트가 전방위로 확산되기 시작했다. 바이러스가 언택트의 촉매제가 된 것이다. 온라인 쇼핑의 미개척지였던 세탁서비스나 정육, 생선회, 계란 등 신선식품 영역까지 온라인 주문 수요가 늘고 있다. 언택트를 처음 경험하는 분야도 부동산, 채용, 금융, 전시 등으로 확산되고 있다. 얼마 전 만난 한 부동산 개발업체 대표는 “코로나19 때문에 울며 겨자 먹기로 건설사들이 사이버 본보기집(모델하우스)을 도입했는데 반응이 나쁘지 않았다”며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 기술이 보완된다면 사이버 본보기집이 미래의 본보기집을 대체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번 코로나를 계기로 언택트 서비스를 주로 이용하던 20, 30대가 아닌 중장년층이 다양한 언택트를 경험했다는 것도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소비 여력이 있는 이들이 언택트에 익숙해지면 향후 관련 시장이 얼마나 커질지는 짐작조차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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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연한 미래라고 생각했던 언택트 서비스가 의외의 계기로 우리 생활에 급속히 들어온 기분이다. 문제는 준비되지 않은 미래라는 점이다. 이번 코로나19로 오프라인 상가는 가장 급격히 얼어붙었다. 온라인화가 빨라지며 지난해 4분기(10∼12월) 전국 중대형 상가 공실률이 11.7%로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높았다. 그런데 이번 바이러스로 앞으로 수익률은 더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언택트가 빠르게 확산되면 일자리는 어떻게 될까. 스마트공장의 대표 사례로 꼽히는 아디다스는 2015년 독일 근교에 ‘스피드 팩토리’라는 스마트공장을 열며 600여 명이 담당했던 노동력을 단 10명으로 대체했다.

기술의 발전은 동전의 양면과 같다. 코로나는 기술 발전으로 생긴 인터넷 쇼핑에 새 지평을 열었다. 지금까지 알던 경제 공식을 새롭게 써야 할 수 있고, 경제 산업 주체들은 새로운 전략을 준비해야 하는 시점일 수 있다.
 
염희진 산업2부 차장 salthj@donga.com
#언택트#증강현실#가상현실#온라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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