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기관이 수요자인 최고지도자의 요구에 맞는 정보나 첩보를 생산하는 게 생소한 일이라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입맛에만 맞는 요구에 부응할 자세가 충만해 보이는 정보기관 수장이 들어오는 것은 다른 얘기다. 들어야 할 정보를 외면하고, 듣고 싶은 정보만 챙긴다면…. 정보기관의 독립성은 물론이고, 향후 국제사회에도 부정적 영향이 예상된다. 포린폴리시는 최근 워싱턴의 적대적인 이란 행보가 의문스럽게 비쳐지는 가운데 래트클리프 지명은 미국의 외교정책 신뢰도를 훼손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어디 이란 문제뿐이랴. 앞날이 뻔하다는 생각부터 든다.
김영식 국제부장 spe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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