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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래티넘 동아마라톤[횡설수설/우경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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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래티넘 동아마라톤[횡설수설/우경임]

우경임 논설위원 입력 2019-11-22 03:00수정 2019-11-22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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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195km를 달리는 동안 많은 고통이 왔다 가는 것이 인생살이와 비슷하다.’ 서울국제마라톤을 완주한 아마추어 마라토너 31명이 2002년 쓴 ‘당신이 마라톤을 알아’의 한 구절. 이처럼 마지막 희열을 위해 극한의 고통을 견뎌내야 하는 마라톤이 국민 스포츠가 된 데에는 88년 역사의 서울국제마라톤 겸 동아마라톤대회의 기여가 크다. 한국 마라톤 영웅의 산실인 동시에 마라톤의 저변을 넓혀 온 서울국제마라톤대회가 ‘플래티넘 라벨’을 달았다. 전 세계 마라토너라면 누구나 꼭 뛰고 싶은 명품 대회로 인정받은 것이다.

▷세계육상연맹은 2008년부터 일정 기준을 충족한 국제마라톤대회에 골드, 실버, 브론즈 3개 등급을 부여해 왔다. 세계 400여 개 대회 중 골드 대회가 올해 64개까지 늘어나자 플래티넘이라는 최고 등급을 새로 도입했다. 세계 랭킹 30위 이내 선수 가운데 남녀 각 3명 이상이 출전하고, 1만5000명 이상이 풀코스를 완주해야 하는 등 승격 조건이 여간 까다롭지 않다. 그래서 남녀노소 모두 참여하는 풀코스 플래티넘 마라톤대회는 보스턴 뉴욕 베를린 시카고 런던 도쿄와 이번에 승격된 서울국제마라톤 7개뿐이다.

▷먼저 플래티넘 라벨을 단 6개 대회는 심사 문턱을 한껏 높이며 텃세를 부렸다. 세계 주요 도시에서 개최되는 이들 대회는 경제적 파급효과가 크다. 수만 명의 마라토너가 머물며 쓰고 가는 돈이 막대한 대박 관광상품이다. 경쟁 도시인 서울을 그 대열에 끼워주고 싶지 않았을 터. 서울국제마라톤은 보스턴마라톤 다음으로 역사가 긴데도 참가자가 다른 대회에 비해 적다는 이유를 댔다고 한다. 이런 견제에도 플래티넘으로 전격 승격된 것은 4월 세계육상문화유산(World Athletics Heritage) 선정에 이은 한국 마라톤 역사의 경사다.


▷세계육상문화유산에 선정된 마라톤대회는 122년 역사를 가진 보스턴마라톤대회와 고대 그리스 병사의 원조 코스를 되살린 아테네마라톤대회, 그리고 서울국제마라톤대회 등 단 3개. 1931년 3월 21일 광화문과 영등포를 왕복하는 22.530km를 14명의 선수가 달리며 스타트를 끊은 88년의 역사, 그 역사성을 공히 인정받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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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보스턴마라톤 우승자인 이봉주 선수는 서울국제마라톤이 플래티넘 대회가 됐다는 소식에 “보스턴 런던 베를린 도쿄 마라톤 등에 출전했을 때 대회 규모는 물론이고, 시민들의 뜨거운 관심에 놀랐다”며 기뻐했다. 플래티넘 대회는 단지 마라토너의 축제가 아닌 시민의 축제로 치러진다는 것이다. 플래티넘 대회의 마지막 자격은 이를 즐기는 시민인 셈이다.

우경임 논설위원 woohaha@donga.com
#플래티넘 동아마라톤#서울국제마라톤#아마추어 마라토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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