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그래도 민간 교류는 계속돼야 한다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8월 10일 00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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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간 갈등으로 자칫 양국 간 민간 교류마저 단절될까 우려되는 상황이다. 한국 내에서 ‘노 저팬(No Japan)’ 운동이 일어나고 일본 정부도 한국 여행주의보를 내리면서 양국 간 수학여행이나 스포츠 문화 교류행사가 보류되거나 중단됐다는 소식이 잇따른다. 특히 지방자치단체들이 각종 교류행사를 취소하고 있다고 한다. 양국에서 각기 상대국 여행객이 30%가량 줄었다고 하니 선의의 피해자들도 늘어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이 와중에도 일본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전례 없는 한류 붐이 일고 있단다. 그룹 방탄소년단(BTS)은 지난달 일본에서 발매한 싱글 음반이 100만 장 넘게 팔려 한국 가수 최초의 ‘밀리언셀러’ 기록을 세웠다. 한류 1번지로 한때 혐한집회의 타깃이 되기도 했던 도쿄의 코리아타운 신오쿠보는 여전히 한국 문화와 음식을 찾는 젊은 인파로 북적인다. “정치는 정치일 뿐”이라며 정치와 일상 문화를 구분하는 젊은이들의 실용적 지혜가 돋보인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한국에서는 “한국이 좋아 찾아온 일본인마저 내쳐야 하느냐”는 시민들의 문제제기에 따라 서울 중구의 ‘노 저팬’ 배너가 내려진 데 이어 제천국제음악영화제에서 일본 영화 상영을 취소하자는 시의회 주장이 기각됐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민간 교류의 장인 데다 정치적 내용과 거리가 먼 음악영화”라는 이유에서다. 경직되고 감정적인 반일주의로 빠지려는 정치권의 구태를 성숙한 시민의식이 바로잡아 준 것이다. 한국과 일본은 좋건 싫건 이웃 나라다. 서로를 이해하기 위해서라도 민간의 직간접 교류를 통한 교감과 대화는 반드시 필요하다.
#한일 갈등#일본 불매#노 재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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