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청년 창업으로 부활하는 ‘전주 남부시장’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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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옥마을 관광객 몰리며 유명… ‘청년몰’ 입주 30여개 가게 성업
야시장도 인기 볼거리로 떠올라

매주 주말 저녁에 열리는 전주 남부시장 야시장은 젊은층의 아이디어와 볼거리로 관광객의 사랑을 받으면서 남부시장 방문객과 매출을 올리는 효자가 됐다. 전주시 제공
매주 주말 저녁에 열리는 전주 남부시장 야시장은 젊은층의 아이디어와 볼거리로 관광객의 사랑을 받으면서 남부시장 방문객과 매출을 올리는 효자가 됐다. 전주시 제공
전주의 대표 전통시장인 남부시장이 ‘청년몰(Mall)’과 야시장이 성공하면서 전통시장의 부활 모델로 떠오르고 있다. ‘남문 밖 시장’으로 불리던 남부시장은 조선시대 전라도 최대 시장이었다. 1970년대까지 번창했으나 도심 공동화가 심화되고 대형 할인점이 등장하면서 문을 닫는 점포가 늘어났고 노인이나 해장국을 찾는 술꾼들만이 오가는 재래시장으로 전락했다.

○ 전주 남부시장의 화려한 변신

시장 상황이 급변한 것은 2010년부터다. 바로 옆 한옥마을에 전국에서 관광객이 몰리면서 시장 안 순대와 콩나물국밥, 팥죽 등 음식이 유명해지기 시작했다. 여기에 기발한 아이디어를 가진 청년들의 창업 열기와 자치단체의 지원이 상승효과를 내면서 남부시장은 전국의 자치단체들이 벤치마킹하는 전통시장의 성공모델이 되고 있다.

전주시 전동 남부시장 2층에 마련된 ‘청년몰, 레알뉴타운’에는 30여 개의 가게가 성업 중이다. 예쁜 카페부터 한국 음식과 멕시코 음식 등을 요리하는 식당들, 갖가지 공예품을 취급하는 가게 등 업종도 다양하다. 2011년 8개였던 가게는 33개로 늘었다. 전주시와 시장상인회가 상가 2층 빈 점포를 9.9~13㎡(3∼4평) 규모로 고쳐주고, 매달 5만∼10만 원의 저렴한 임대료를 받자 청년들이 찾아왔다. ‘같이 놀다 가게’ ‘미스터리상회’ 등 톡톡 튀는 상호와 ‘적당히 벌고 아주 잘살자’는 등의 재미있는 구호가 각종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타고 전국에 퍼지면서 여행객들의 명소로 떠올랐다.

남부시장 청년몰이 성공하자 전주시는 올해 전주 신중앙시장에 청년창업몰을 조성하기로 했다. 최근 전주시가 청년몰 10개 팀 입점 공모를 하자 28개 팀이 신청했다. 2011년 남부시장 청년몰 사업 첫 공모 때는 지원자가 고작 6명에 불과했다. 전주시는 신중앙시장에 빈 점포 10곳을 손질해서 청년들에게 2년간 무료로 빌려주고 인테리어 비용의 60%를 지원할 계획이다. 이들이 자리 잡을 때까지 창업 교육과 홍보도 해주기로 했다. 공모에 참여한 이모 씨(32·여)는 “회사에 취직해 안정적인 생활을 할까도 생각했지만 아직 젊은 만큼 창업을 통해 꿈을 실현하고 싶다”고 말했다.

○활기 불어넣은 야시장

2014년 10월 문을 연 남부시장 야시장도 전국적인 성공사례로 꼽히고 있다. 전주시는 금·토요일 저녁마다 시장 통로에 야시장을 열어 캄캄하던 전통시장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었다. 군것질거리와 핸드메이드 액세서리 등을 파는 야시장은 전주한옥마을을 찾는 관광객과 시민에게 새로운 야간문화 콘텐츠로 각광받고 있다. 전주시는 야시장 개장 전과 비교해 방문객이 30%, 매출은 20% 늘었다고 밝혔다. 처음 야시장 운영을 반대했던 시장 상인들도 오히려 규모를 늘려 달라고 요청할 정도다.

시장에 젊은이들의 발길이 이어지자 옷과 식재료 등을 팔던 기존 상인들도 젊은층을 겨냥한 상품을 내놓거나 가게 앞에서 간단한 음식을 파는 등 시장 풍경이 바뀌고 있다. 남부시장은 중소기업청의 글로벌명품시장 육성사업 선정을 계기로 올해부터 외국인 관광객을 겨냥한 공연장과 한복거리를 조성하고 스토리텔링 작업도 추진 중이다.

김기평 전주시 지역경제과장은 “계속되는 불황과 극심한 취업난 속에서 힘들어 하는 젊은이들이 전통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어 준다면 청년 실업난 해소와 전통시장 복원이란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광오 기자 ko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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