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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금 대체투자 뒷걸음… 수익률 높일 무기 녹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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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금 대체투자 뒷걸음… 수익률 높일 무기 녹슬어

박성민 기자 입력 2018-08-24 03:00수정 2018-08-24 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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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리모델링 제대로]<3>미끄럼 수익률 벗어나려면
2014년 국민연금은 영국 런던의 HSBC 본사 건물을 매각해 약 1조 원의 수익을 거뒀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부동산 등 주요 자산가치가 급락한 시기에 시장의 회복을 예견하고 1조5000억 원을 과감하게 베팅한 결과였다.

올해 초 기금운용본부를 떠난 A 씨는 “최근 기금운용본부 분위기에선 상상하기 힘든 투자”라고 말했다. 적극적인 투자를 추진할 인력도, 이를 승인할 책임자도 없기 때문이다. 주요 의사 결정 라인인 해외대체실장은 이달 초 새 실장이 임명되기 전까지 1년 6개월 동안 비어 있었고, 대체투자위원장을 겸하는 기금운용본부장(CIO)은 1년 넘게 공석이다.

이 때문에 국민연금 안팎에선 “기금운용본부의 대체투자는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라는 자조 섞인 목소리까지 들린다. 실제로 올 상반기(1∼6월) 기금운용본부는 대체투자에 2조4772억 원을 쓸 계획이었지만 투자된 금액은 1251억 원으로 집행률은 5%에 그쳤다.

○ 뒷걸음친 대체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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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투자 집행 부진은 장기 수익률 부진 우려에 맞닥뜨린 기금운용본부의 현실을 가장 잘 보여주는 사례다. 국민연금의 중장기 자산 배분 계획에 따르면 2023년까지 대체투자 비중을 15%까지 늘리는 게 목표다. 하지만 지난해 말 10.8%였던 이 비율은 5월 말 현재 10.6%로 오히려 뒷걸음쳤다. 국내 주식과 채권에 자산의 70% 가까이 집중된 포트폴리오를 해외와 대체투자로 다각화해 수익률을 끌어올리려는 계획이 삐걱거리는 것이다.

대체투자를 담당하다 이직한 B 씨는 “해외 연기금들은 적극적으로 투자처를 찾아 돌아다니는데 국민연금은 앉아서 기다리는 형편”이라며 “그마저도 손실이 생기지는 않을까 몸을 사리는 분위기가 팽배하다”고 말했다. 신성환 홍익대 경영학과 교수(전 기금운용평가단장)는 “각종 부동산, 인프라 등에 투자하는 대체투자는 그 결과가 3, 4년 후에 드러나게 된다. 장기 수익률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 국내 주식·채권에만 70% 투자
이 때문에 국민연금이 해외 시장에서 높은 수익을 노리기보다는 국내 자산시장에서 ‘연못 속 고래’로 머무르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올 4월 열린 기금운용위원회에 참석한 이경상 대한상공회의소 상무는 “장기 수익률을 위해 해외 투자 등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이에 대해 국민연금 관계자는 “지난해 국내 주식 수익률이 좋다 보니 투자한 자산을 쉽게 옮기지 못했다”고 답변했다. 지난해 국내 주식에서 26% 이상의 고수익을 올린 데 만족하다 보니 올해 코스피가 부진했는데도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못한 것이다.

위탁 운용사 관리에도 허점이 드러났다. 국민연금은 국내 주식의 절반가량을 외부 운용사에 위탁한다. 하지만 최근 2년 수익률을 보면 2016년엔 시장의 기준 수익률(벤치마크)보다 2.55%포인트, 작년엔 1.55%포인트 못 미쳤다. 수수료까지 주고 맡긴 운용 결과가 시장 수익률보다 떨어진 것이다. 최근 기금운용본부에서 퇴직한 C 씨는 “운용사 선정이 제대로 되지 않으니 국민 노후 자금으로 외부 운용사만 살찌우는 결과를 낳고 있다”며 “운용역들이 주요 이직 코스인 자산운용사들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다”고 털어놨다.

○ 투자 다각화, 우수 인력 확보 시급

해외 주요 연기금들은 기존 금융상품의 수익률이 떨어지자 적극적으로 해외 투자와 대체투자에 눈을 돌리고 있다. 네덜란드 공무원연금(ABP)은 대체투자 비중이 26.3%, 캐나다 공적연금(CPPIB)은 해외 투자 비중이 87%에 이른다. 전광우 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국민연금기금이 1000조 원 시대를 맞게 되면 해외 투자 비중을 절반 이상으로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전문가들은 기금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선 최고 의사 결정 기구인 기금운용위원회의 독립성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창균 중앙대 경영학과 교수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처럼 독립적인 의사 결정 기구가 투자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신성환 교수는 “스웨덴처럼 기금을 분리해 운영하면 자율성과 수익률을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우수 인력 확보도 시급하다. 해외 연기금은 민간 운용사 수준의 대우로 운용역을 공격적으로 영입한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해외 투자 전문성을 높이려면 해외 연기금처럼 현지 인력을 적극적으로 영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성민 기자 min@donga.com
#미끄럼 수익률#기금 대체투자#국민연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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