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주의 날飛]입춘은 원래 ‘가장 추운 겨울’… 추위 끝은 언제?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2월 5일 18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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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위가 가실 생각을 안 한다. 수도 계량기가 얼어 터지고 빗물관이 얼어, 세탁기를 돌리지 못해 ‘빨래 대란’을 겪는 집이 많다. 지난해 12월 1일부터 올해 2월 5일까지의 최저 기온 평균은 영하 6.82도. 최근 평년 기준인 1980~1981년 겨울부터 비교하면 5번째로 추운 겨울이다.

1980년부터 올해까지의 12월 1일~2월 5일 사이의 최저 기온 평균값을 순위로 나타낸 표. 올해는 최근 37년 사이 5번째로 추운 겨울이었다. 자료 : 기상청
1980년부터 올해까지의 12월 1일~2월 5일 사이의 최저 기온 평균값을 순위로 나타낸 표. 올해는 최근 37년 사이 5번째로 추운 겨울이었다. 자료 : 기상청

워낙 날이 춥다 보니 봄의 길목이라는 입춘(立春)도 ‘입춘 같지 않은 추위’가 이어졌다. 올해 입춘인 2월 4일의 최저 기온은 영하 12.8도였다. 5일 최저 기온은 살짝 올라가 영하 11도 수준이었지만 이번 주 중반까지는 영하 13도 안팎의 추위가 며칠 더 이어질 전망이다.

1980~2017년 12~2월의 일자별 평균기온 그래프. 입춘 직전인 2월 2~3일에 수은주가 가장 많이 떨어지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자료 : 기상청
1980~2017년 12~2월의 일자별 평균기온 그래프. 입춘 직전인 2월 2~3일에 수은주가 가장 많이 떨어지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자료 : 기상청

하지만 ‘입춘 한파’가 이례적이지는 않다. 1980~1981년 겨울부터 지난해 겨울까지 12월~2월의 기온 변화를 모두 살펴보면 입춘은 언제나 추웠다. 그냥 추운 정도가 아니고 ‘가장 추운 겨울’에 속했다. 30년 간 입춘일 직전인 2월 2일의 평균 기온은 영하 6.82도. 37년 평균치를 볼 때 이보다 추운 날은 1월 25일(영하 6.93도)뿐이다.

올해 날짜별 최저 기온 그래프. 5일 이후에도 추위는 계속되지만 10일을 전후해 기온이 크게 올라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자료 : 기상청
올해 날짜별 최저 기온 그래프. 5일 이후에도 추위는 계속되지만 10일을 전후해 기온이 크게 올라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자료 : 기상청

하지만 입춘이 빈 말로 만들어진 절기는 아니다. 입춘이 지나고 나면 기온의 상승 추이가 뚜렷하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37년 평균 기온을 보면 입춘 이후 소폭 등락이 있지만 날이 지날수록 꾸준히 기온이 상승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기온이 크게 낮아져 있다는 점이 다르지만, 이 같은 추이는 올해도 크게 다르지 않을 전망이다. 이번 주 중반까지는 영하 10도 이하의 강추위가 계속 기승을 부리겠지만 당장 주말부터 기온이 크게 올라간다는 예보가 있다. 겨울이 점차 물러나고 봄이 한 걸음씩 다가오는 경계선에 서 있는 절기가 바로 입춘이다. 즉 입춘은 봄 기운을 느끼는 절기가 아니라 ‘이제부터 봄을 맞을 준비를 하는’ 절기다.

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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