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잘하고 있는 거야… 힘내자”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4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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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에게 일자리를/청년이라 죄송합니다]‘공무원시험 1번지’ 노량진
‘웅크린 자신에게 하고 싶은 말’ “넌 최고” 등 격려-위로 쏟아져

7일 서울 동작구 노량진에 설치한 ‘청년 앵그리보드’는 취업준비생들이 자신에게 보내는 따뜻한 위로와 격려로 가득 찼다.
7일 서울 동작구 노량진에 설치한 ‘청년 앵그리보드’는 취업준비생들이 자신에게 보내는 따뜻한 위로와 격려로 가득 찼다.
‘인생 살면서 노량진만큼 치열한 곳은 못 본 것 같네요. 노력에 다들 보답 받으시길.’

취재팀이 7일 서울 동작구 노량진에 설치한 ‘청년 앵그리보드’에 누군가 이렇게 썼다. 청년 앵그리보드의 주제는 ‘취업 때문에 웅크린 자신에게 하고 싶은 위로의 말’이었다. 취업 준비로 지친 청년들은 ‘잘하고 있어’ ‘걱정 마’ ‘고생한다’는 말로 자신을 위로했다.

자신을 향한 격려도 잊지 않았다. 한 취업준비생은 ‘할 수 있다. 힘내자. 난 강하다’고 적어 넣었다. ‘너는 최고야’ ‘힘내자’ ‘파이팅’ 같은 글도 많았다. 9급 공무원시험을 준비하는 조모 씨(27·여)는 “아침에 눈을 뜬 뒤 잠들 때까지 공부만 해야 하는 생활이 힘들지만 좋은 직장을 얻기 위한 과정이라고 생각하면 버틸 만하다”며 웃었다.

취재팀이 만난 청년들은 힘든 취업 준비 과정을 이겨내는 데 따뜻한 말 한마디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주변과의 공감을 통해 자신의 감정을 제대로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강도형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지친 나머지 ‘나 혼자만 이런 거 아닐까’라고 생각하기 시작하는 때가 가장 위험하다”고 말했다. 스스로 무능하다는 생각에 이런 감정을 숨기고 고립되기 쉬운데 그럴수록 같은 처지의 친구를 통해 공감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특히 가족은 공감과 위로를 해주는 것이 좋다. 백종우 경희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본인이 어려움을 표현하지 못할 때는 주변에서 관심을 가져주고 감정을 표현하도록 도와주는 게 좋다”고 말했다.

주애진 jaj@donga.com·위은지 기자
#노량진#청년#앵그리 보드.공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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