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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버는 기계 같아”… 행복 느낄 틈도 없는 고소득 30대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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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버는 기계 같아”… 행복 느낄 틈도 없는 고소득 30대男

특별취재팀입력 2015-12-10 03:00수정 2015-12-10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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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행복원정대/동아행복지수]<4>돈과 행복의 방정식 행복을 찾아 나선 행복원정대의 필수품 중 하나는 ‘돈’이다. 동아일보와 딜로이트컨설팅이 개발한 동아행복지수(동행지수)에서도 월 1000만 원 이상을 버는 고소득 집단(70.68점)은 월 100만 원 미만의 저소득 집단(50.54점)에 비해 동행지수가 20점 넘게 높았다. 그러나 돈은 행복의 전부가 아니었다. 돈이 많아도 불행한 사람들 혹은 돈이 충분하지 않아도 행복한 사람들이 우리 주변에 적지 않아서다. 과연 어떻게 돈을 써야 행복에 다가설 수 있을까. 행복과 돈의 미묘한 방정식을 이해하면 한국인은 저성장이 일상화된 ‘뉴 노멀’ 시대에도 행복도를 높일 수 있다.

○ 수입이 적어도 행복한 20대 여성


경기도의 한 대학 교직원인 이모 씨(27·여)의 월급은 약 200만 원이다. 정기적금 60만 원에 월세 80만 원을 제하면 이 씨의 손에 남는 돈은 60여만 원. 그는 이 돈으로 헬스장에 등록(6만 원)한 뒤 영화를 관람하고 책을 구입하는 문화활동(11만5000원)을 즐긴다. 친구들과 만나 삼겹살에 소주를 먹는 비용은 한 달에 10만 원 남짓 된다. 일반 기업보다 일찍 퇴근하는 교직원의 특성상 카페나 도서관에서 여유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 이 씨는 “지금의 소득과 생활에 충분히 만족한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 응답자들의 행복수준을 3등급(행복, 중간, 불행)으로 나눠 분석한 결과 소득이 낮아도(월 300만 원 미만) 행복한 집단(동행지수가 65.78점 이상)에는 20대 여성이 32%로 가장 많았다. 직장이 있는 20대 여성들은 저축하고 직장 동료와 새로운 관계를 맺으며, 여가를 즐기는 삶을 통해 행복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은 남성에 비해 돈과 행복의 비례관계가 약하게 나타났다. 남성은 돈이 많을수록 행복하다고 느끼지만 여성은 그 정도가 상대적으로 덜했다. 여성의 경우 소득이 ‘월 100만 원∼200만 원 미만’인 집단의 동행지수(56.66점)가 ‘월 200만 원∼300만 원 미만’ 집단(56.18점)보다 오히려 높았다. ‘행복이 소득순이 아님’을 보여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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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소득 남성이 오히려 심리적 불안감 커

이번 분석에서 소득은 높지만 행복수준이 낮은 집단은 30대 남성(33%)이었다. 서울의 한 대형 로펌 변호사인 김모 씨(34)는 한 달에 2000만 원이 넘는 돈을 번다. 그러나 매일 오전 9시 출근해 정해진 퇴근 시간 없이 일을 한다. 업무 특성상 규칙적으로 주말에 쉴 수도, 별다른 취미생활도 없다. 지난달 첫딸을 얻었지만 아이를 돌보며 느끼는 행복을 느낄 틈도 없다. 김 씨는 “가족과 행복하게 보내야 할 시기에 ‘돈 버는 기계’처럼 일하며 스트레스를 받고 건강도 나빠지고 있다”며 “나 자신을 불행의 한가운데로 밀어 넣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김 씨처럼 많은 돈을 버는 건 쉽지 않았다. 이번 조사에서 고소득 남성들은 전반적으로 심리적 안정감(38.63점)이 응답자 전체 평균(59.39점)에 비해 20.76점이나 낮았다. 여가에 대한 만족도(32.35점) 역시 평균(51.99점)보다 크게 떨어졌다. 특히 불행한 고소득 여성들은 가족 관계, 건강, 여가에 대해 만족도가 고소득 남성보다 더 낮았다.

○ 사람이 개입된 경험을 사야


“코끼리 탈 때 무서웠어요, 아빠.”

직장인 박정민(가명·39) 씨는 요즘 6세인 딸과 틈만 나면 스마트폰으로 여름휴가 당시 태국 여행에서 찍은 사진을 보며 이런 이야기를 나눈다. 악어와 코끼리를 보면서 함께 놀라고, 냄새가 난다며 인상을 찌푸리며, 먹었던 동남아시아의 열대과일인 두리안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금세 행복감이 파도처럼 밀려온다. 박 씨는 “10년이 넘은 오래된 텔레비전을 바꾸기 위해 모았던 300만 원으로 가족 여행을 떠난 게 훨씬 잘한 선택이었다”고 말했다.

돈의 많고 적음을 떠나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행복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동행지수 조사에서도 월 소득이 300만 원 미만의 저소득자 중 행복한 집단은 불행 또는 중간이라고 답한 집단(65.78점 미만)보다 자신을 위해 소비하는 성향이 22점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돈이라도 소유가 아닌 경험을 구매하는 게 행복감을 얻는 데 유리하다는 것이다.

최근 심리학 연구에서는 단순히 경험을 구매하는 것을 넘어 구입한 물건 혹은 경험에 다른 사람이 개입돼야 행복감을 느낄 수 있다는 결과도 있다. 예컨대 혼자 티켓을 사 영화를 보는 ‘고독한 경험’보다는 친구들과 놀기 위해 게임기를 사는 ‘사회적 물질’의 구매가 더 큰 행복감을 준다는 설명이다.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데 소비하는 게 현명하다는 얘기다.

특별취재팀


#행복#돈#수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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