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선희 기자의 숨은서울찾기]서초동 ‘몽마르트르 공원’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3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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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타이 부대 몰리는 강남 속 오아시스

서울 서초구 서초동 몽마르트르 공원과 반포동 서리골 공원을 연결하는 누에다리. 단절됐던 산책로를 복원해 휴식공간을 제공한다. 장선희 기자 sun10@donga.com
서울 서초구 서초동 몽마르트르 공원과 반포동 서리골 공원을 연결하는 누에다리. 단절됐던 산책로를 복원해 휴식공간을 제공한다. 장선희 기자 sun10@donga.com
장선희 기자
장선희 기자
서울 고층빌딩이 몰린 삭막한 강남. 그 한복판에 점심때면 ‘넥타이 부대’가 몰리는 장소가 있다. 서초구 서초동 검찰·법원 청사 근처에 자리 잡은 ‘몽마르트르 공원’이 그곳. 대법원을 끼고 반포동 서래마을 방향으로 걷다 보면 에펠탑 그림과 함께 ‘Parc Montmartre(파르크 몽마르트르)’라고 쓰인 앙증맞은 간판이 보인다. 2만 m² 넓이의 공원의 시작점이다. 원래 이곳은 아카시아 나무가 우거진 야산이었는데 2000년 서울시가 수돗물을 공급하는 배수지 공사를 하면서 공원으로 조성했다. 근처 서래마을에 프랑스인이 많이 살고 있어 몽마르트르 공원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여느 공원과 달리 곳곳에 유명한 프랑스 시(詩)를 전시해 놓은 것도 이 때문이다.

공원에 들어서면 봄 냄새가 가득하다. 양쪽으로 개나리가 활짝 핀 산책길이 온통 노랗다. 길을 걷다 보면 잔디광장을 둘러싼 400m 정도의 외곽 보행로가 나온다. 낮 시간이면 강아지를 산책시키거나 조깅을 즐기는 주민과 정장에 넥타이 차림의 직장인들로 가득해 강남 속 ‘오아시스’ 같은 느낌이 든다. 4월 초·중순에는 산책로를 따라 심어 놓은 산벚나무가 만개해 봄의 정취를 느낄 수 있다.

몽마르트르 공원에서 400m가량 떨어진 곳에는 또 다른 볼거리 ‘누에다리’(누에고치를 닮았다고 해서 지어진 이름)가 나온다. 건너편 서리골 공원과 연결되는 통로다. 폭 3.5m, 길이 80m 규모로 반포로를 가로질러 공중에 설치돼 있다. 다리 입구에 있는 두 마리의 누에가 사랑을 나누는 모습을 형상화한 조각상이 흥미롭다. 누에 입술에 손을 대고 간절히 소원을 말하면 이뤄진다고 한다. 팁 하나, 누에다리는 밤에 가면 멋진 강남 야경을 감상할 수 있다. 몽마르트르 공원은 서초역 5번 출구로 나와 대법원을 끼고 돌아 10분가량 걸어가면 된다.

장선희 기자 sun1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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