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드림]연암대, 스마트 농축산 교육 산실로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7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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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T 접목 최첨단 실습장 문열어

충남 천안시에 위치한 연암대 학생들이 학교에서 운영하는 차세대농업기술센터에서 재배한 파프리카를 들어 보이고 있다. LG 제공
충남 천안시에 위치한 연암대 학생들이 학교에서 운영하는 차세대농업기술센터에서 재배한 파프리카를 들어 보이고 있다. LG 제공
충남 천안시에 위치한 차세대농업기술센터. LG가 설립한 연암대에서 운영하는 이 센터에는 2000m²(약 600평) 규모의 스마트팜이 조성돼 있다. 스마트팜을 가득 채운 유리온실과 비닐온실에서는 딸기를 시범 재배하고 있다. 유리온실은 태양광 패널과 에너지저장장치(ESS)로 전력을 충당한다. 각 에너지원을 활용할 때의 비용과 이에 따른 작물 생육 상태도 비교 가능하다. 비닐온실 안에서는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해 작물 생육에 최적화된 환경을 찾는다. 시스템보일러, 전기 히트펌프, 식물 뿌리 주변부 냉방 등을 통해 원격으로 시설을 제어하는 솔루션도 테스트한다.

연암대가 올해 초 문을 연 차세대농업기술센터는 최첨단 스마트팜 기술과 관련한 실습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내년부터 스마트팜을 전공하는 학생들은 이곳에서 ICT를 활용한 작물의 생육 환경 원격 제어와 빅데이터 기반의 재배 환경 최적화 방법을 배우게 된다. 기존에도 원예관이나 가금 실습장 등 실습 농장이 있었지만 주로 전통적인 농업 방식 위주였다.

연암대가 실습 위주의 교육 환경을 조성하는 이유는 학생들이 졸업 후 농축산업 분야에 바로 뛰어들 수 있도록 유도하기 위해서다. 현재 농업과 축산업은 ICT가 접목된 방향으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지만 이를 제대로 교육해 주는 기관은 부족하다. 특히 상당수 농업계 대학이 실무 교육에서 이론 교육으로 교과 과정을 대체하고 있어 스마트팜과 스마트축산을 경험해 볼 기회가 적다. 농축산업 부문에서 창업을 하거나 일자리를 찾으려는 청년들이 늘어나지 않는 원인으로 꼽힌다. 통계청 농림어업조사에 따르면 청년층이 농촌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10%에 불과하다.

연암대는 기존 10만 m²(약 3만 평) 규모의 축산시설에 온습도 조절 시스템, 자동 사료 배급 시스템, 악취 저감장치 등 원격 모니터링 시스템을 접목한 축산기술 첨단 공동실습장을 올해 초 조성했다. 이곳에서는 환기, 온도 조절, 사료 배급 등을 자동화하는 연구와 실습이 진행된다. 사료를 많이 먹는 시간대, 가축별로 어떤 사료를 먹었을 때 발육에 효과적인지 등의 데이터를 모두 수집해 빅데이터로 관리한다. 현재 소 170여 마리, 돼지 7000여 마리, 닭 7만3000여 마리를 키우고 있다. 올해 말까지 시범운영을 마치고 내년부터 스마트축산 전공 학생들이 실습하도록 할 예정이다.

연암대는 내년부터 농축산 특성화 전문대학의 강점을 극대화하기 위해 해당 계열을 중심으로 학과를 개편한다. 기존의 축산계열, 친환경원예계열, 환경조경과, 화훼디자인계열, 동물보호계열, 외식산업과, 뷰티아트과 등 7개 과정을 농축산업 중심인 △축산계열 △스마트원예계열 △동물보호계열 등 3개 계열로 바꾼다. 축산계열과 스마트원예계열은 실습 중심의 학과들로 구성했다. 축산계열 산하의 스마트축산 전공과, 스마트원예계열의 스마트팜 전공은 ICT가 접목된 스마트 농축산업 환경을 실습할 수 있는 학과다. 연암대는 개편된 계열에 따라 9월 수시모집에서 472명의 입학생을 받을 예정이다.

송준익 연암대 축산계열 교수는 “시대가 요구하는 농업 분야의 인재는 단순 재배만이 아니라 노동력을 줄이면서 최적화된 환경에서 농축산물을 기를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시대 요구에 맞게 기존 재배 위주의 교과목에서 온습도, 빛 등 공학적, 식물학적 환경을 모두 학습할 수 있는 융합형 교육 시스템으로 학과를 개편했다”고 설명했다.

연암대는 학생과 교수들이 직접 농축산업 선진국에 나가 해외 기술을 습득하고 이를 개발도상국에 전수하는 ‘투 트랙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이를 위해 미국, 네덜란드, 이탈리아, 일본, 중국, 베트남 등 9개국 18개 대학, 2개 산업체와 교류협약을 맺었다. 연간 약 50명의 학생이 프로그램에 참가한다. 지난해에는 네덜란드 바헤닝언대와 선진 농업기술 및 재배 관련 첨단 기술 교류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미국, 영국, 프랑스 등 농업 선진국 해외연수를 비롯해 작년 기준 재학생 1인당 연간 350만 원의 장학금 혜택을 줬다.

연암대는 1974년 개교했다. LG그룹 창업자 연암 구인회 선생이 인재 육성을 위해 1969년 설립한 연암문화재단이 운영하는 학교다.

연암대는 교과 과정의 50% 이상을 실무교육으로 구성한 성과를 인정받아 국내 농축산 계열 대학으로는 처음으로 2013년 교육부 선정 ‘세계적 수준의 전문대학(WCC 21)’에 이름을 올렸다. 2008∼2013년 6년 연속 교육부 평가 ‘교육역량 우수대학’에 선정되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현장 실습을 강화한 창업 특별과정을 개설해 원예·축산 분야 창업인력을 양성하는 농림축산식품부 주관 ‘농대 영농창업 특성화사업’에 선정됐다. 전문대로는 연암대가 유일했다.

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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