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드림/도시락토크 2.0]“회사가 탐낼만한 나만의 경험 들려주세요”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4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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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백화점 주니어사원들의 입사비법 귀띔

10일 서울 영등포구 롯데 리테일 아카데미에서 열린 동아일보 청년드림센터 주최 도시락토크2.0에서 롯데백화점 사원들과 
취업준비생들이 얘기를 나누고 있다. 2시간 동안 진행된 이날 행사에서 취업준비생들은 면접 전략 등 채용 과정에 대한 다양한 
노하우를 얻어갔다. 김경제 기자 kjk5873@donga.com
10일 서울 영등포구 롯데 리테일 아카데미에서 열린 동아일보 청년드림센터 주최 도시락토크2.0에서 롯데백화점 사원들과 취업준비생들이 얘기를 나누고 있다. 2시간 동안 진행된 이날 행사에서 취업준비생들은 면접 전략 등 채용 과정에 대한 다양한 노하우를 얻어갔다. 김경제 기자 kjk5873@donga.com
선배들의 취업 노하우가 하나씩 나올 때마다 취업준비생들의 눈빛은 반짝거렸다. 그들이 어떻게 치열한 경쟁을 뚫어냈는지 한마디도 놓치지 않겠다는 기세였다.

10일 서울 영등포구 롯데 리테일 아카데미에서 열린 ‘도시락토크 2.0’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질문과 답변이 끊이지 않고 이어졌다. 롯데빅마켓 영등포점 6층에 위치한 롯데 리테일 아카데미는 롯데백화점이 실제 채용을 진행하는 장소이기도 하다.

롯데백화점 입사를 희망하는 취업준비생 9명과 이 회사 3년 차 이하의 주니어 사원 5명이 긴 테이블에 둘러앉았다. 채용 업무를 직접 담당하는 인사팀의 정우현 대리도 참석해 채용 과정에 대한 구체적인 이야기를 들려줬다. 롯데백화점은 현재 상반기(1∼6월) 신입사원 공채를 진행하고 있다.

직장 선배가 될지도 모를 이들을 만나서인지 초반 대학생들의 표정에는 긴장된 모습이 역력했다. 하지만 주니어 사원들이 먼저 자신의 경험을 진솔하게 얘기하자 예비 후배들도 하나둘 자신의 속내와 사정을 털어놓기 시작했다.

“기업들이 상반기 공채 인원을 줄여서 대학가는 요즘 초상집 분위기예요….”

“취업 강사 말로는 롯데가 스펙을 많이 봐서 특정 대학 이하의 학교 출신들은 뽑지 않는다던데, 사실인가요?”

○ 블라인드 면접 실시…스펙보단 경험 중요

롯데백화점은 2015년 상반기부터 일명 ‘탈(脫)스펙’ 채용을 지향하고 있다. 특히 면접전형에선 철저하게 블라인드 면접을 치르고 있다. 면접관은 지원자의 이름과 자기소개서, 거주지 주소 정보만을 볼 수 있다. 어느 대학 출신인지, 자격증을 얼마나 보유하고 있는지는 전혀 알 수 없다. 심지어 그룹 차원에서 무스펙 전형인 ‘스펙태클 오디션’을 별도로 만들어 인재를 채용한다. 정 대리는 “롯데백화점은 채용 과정에서 학교 서열화를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나 역시 지방 사립대 출신이다. 신입사원들의 출신 학교를 보면 정말 다양하다”고 덧붙였다.

주니어 사원들은 스펙보단 자기만의 경험을 논리적으로 어필하라고 조언했다. 롯데백화점 관악점에서 근무 중인 신입사원 박수현 씨는 “남들처럼 해외 어학연수 한 번 다녀오지 못했다”며 “면접에서 영화관, 카페, 빵집 등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쌓은 나만의 고객 응대법을 앞세워 말했는데 반응이 좋았다”고 소개했다.

본사 해외재무팀의 김도곤 사원도 자기소개서와 면접에서 다양한 ‘인턴’ 경험을 유통업과 연결해 설명한 점을 입사 비결로 꼽았다. 대학에서 중국어를 전공한 김 씨는 “삼성물산 상사 부문, 중국 농심, 아모레퍼시픽 등에서 인턴으로 중국 관련 유통업무를 담당한 경험이 면접관들의 관심을 끌었다”고 했다. 그는 “롯데도 중국 내 유통망 채널을 상당히 확보한 기업이란 점을 앞세워 인턴 경험을 장점으로 내세웠다”고 귀띔했다.

결국 인턴 경험도 스펙의 일종이 아니냐는 참가자들의 질문에 해외사업기업팀 한성원 사원은 “특별한 경험도 좋고, 굳이 특별한 경험이 아니더라도 상관없다”며 “회사와 나의 경험의 교집합을 찾아서 잘 녹이는 게 포인트”라고 조언했다.

○ 토론 면접서는 리더 역할이 긍정적

롯데백화점은 하루에 면접을 모두 마친다. 이른바 ‘원스톱 면접’이다. 사원들은 이 과정에서 5, 6명의 지원자가 한 주제를 놓고 토론하는 면접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사원들은 토론 면접에서 좋은 평가를 받는 팁으로 △리더형 △아이디어형 △참여형을 꼽았다.

정 대리는 “찬반 결론을 내는 토론이 아니기 때문에 심사위원들은 주로 누가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고 참여하는지, 창의력 있는 의견을 내는 친구가 누구인지 등을 살펴본다”고 했다. 또 자진해서 제일 먼저 발언하거나 종합적인 관점에서 사회를 보듯 토론을 이끄는 모습을 보여줄 것을 권했다.

롯데백화점은 1년에 두 차례 대학생 인턴을 선발한다. 8주간 근무하는 인턴사원 중 정규직 전환율은 60%쯤 된다. 인턴 기간에 팀 과제와 개인 과제 수행도 병행된다.

정 대리는 “많은 인턴이 손수제작물(UCC) 제작, 개인 프레젠테이션 등의 과제 수행에 많은 부담을 가지는데 실제 인사 과정에서 과제평가의 비중은 매우 낮다”고 했다. 그는 “오히려 멘토 사원과 팀장, 점장의 현장 평가가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과제는 거들 뿐, 중요한 건 인턴 생활에서의 근무 태도”라고 강조했다.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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